'여제' 안세영, 사상 최초 세계선수권 단식 우승...韓 배드민턴 46년 만에 한풀이
‘셔틀콕 여제’ 안세영(21)이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단식 종목 우승을 차지했다.
안세영은 27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로열 아레나에서 열린 2023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카롤리나 마린(스페인·랭킹 6위)을 게임 스코어 2-0(21-12, 21-10)으로 꺾었다.
1977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종전 한국 선수 여자단식 최고 성적은 1993년 은메달을 획득한 방수현(은퇴)이었다. 이후 29년 동안 결승전에 오른 선수도 없었다. 하지만 방수현의 후계자 안세영이 30년 만에 결승 무대에 섰고, 한국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따내며 한풀이를 해냈다. 남자 선수로 범우를 넓혀도 단식에선 첫 우승이다. 종전 최고 성적은 1995년 박상우였다. 한국 배드민턴이 46년 만에 이 대회 단식 최강자를 배출했다.
안세영은 지난달 30일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랭킹 1위다운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여줬다. 4강전에서 ‘천적’ 천위페이(중국·랭킹 3위)를 2-0으로 꺾었고, 한때 랭킹 1위이자 세계선수권만 세 번 우승한 마린을 상대로도 압승했다.
안세영은 올 시즌 출전한 13개 대회 중 12개 대회에 결승전에 올랐고, 8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3월 전영오픈에 이어 세계선수권까지 가장 권위 있는 두 대회를 제패하며 여자단식 최강자로 인정받았다.
1게임 안세영은 1-1에서 3연속 득점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마린이 주 무기 강스매시를 앞세워 바로 4-4 동점을 만들었지만, 안세영은 다시 완급 조절과 헤어핀 컨트롤 그리고 특유의 집요한 수비력을 앞세워 다시 내리 6득점 하며 10-4로 앞섰다.
마린에게 안세영은 상성이 맞지 않는 상대였다. 마린은 스매시 위주 강공으로 나서고, 상대 수비가 흔들리며 셔틀콕이 간신히 네트를 넘어보며 빠른 쇄도로 푸쉬 공격을 하며 득점을 쌓는 유형이다. 하지만 키가 큰 안세영은 넓은 수비 범위를 갖고 있고, 순발력까지 뛰어나다. 헤어핀 맞대결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을 만큼 네트 앞 플레이에 강하고, 하이클리어도 정확한 편이라 엔드라인 바로 앞으로 셔틀콕을 보내 상대 스매시를 약화하는데 능하다.
모든 공격을 다 막아내는 안세영 앞에 마린의 공격은 번번이 라인을 벗어나거나 네트를 넘지 못했다. 안세영은 6점 앞선 채 15점, 9점 앞선 채 20점 고지에 올랐고, 가볍게 1게임을 잡아냈다.
2게임, 안세영의 다리를 조금 무거워졌다. 9-5에서 연속 3실점하며 추격당했고, 다시 한번 코트 구석구석을 활용하는 플레이로 마린의 범실 유도했지만, 10-8에서 내리 2점을 내주며 다시 동점을 허용했다.
이 상황에서 행운이 따랐다. 안세영이 수비를 하다가 균형이 무너졌지만, 마린이 범실을 범하고 만 것. 평정심을 되찾은 안세영은 다시 자신의 플레이로 범실을 유도하며 12-10으로 앞섰고, 모처럼 연속 스매시로 상대 수비를 흔들며 호쾌한 득점을 해냈다. 13-10에서는 마린의 장기인 네트 앞 푸쉬 공격으로 다시 득점했다.
흔들린 마린은 14-10에서 다시 범실을 범했다. 안세영은 16-10에서 헤어핀-하이클리어-드롭샷을 연달아 구사하며 득점,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심적으로 몰린 마린은 이어진 상황에서 서비스를 바로 푸쉬 공격으로 대응했지만, 셔틀콕이 사이드라인을 벗어나며 다시 실점을 내줬다.
안세영은 기세를 타고 끝까지 밀어붙였고, 챔피언십 포인트(20-12)에서도 다시 범실을 유도하며 21번째 득점을 해냈다. 안세영이 최고 권위 대회에서 한국 여자단식 선수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뒤 안세영은 우승 원동력을 묻는 말에 "대회를 즐겼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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