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프리고진 사망 공식 확인..."유전자 분석 결과 일치"
러시아 당국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이날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10명의 신원이 모두 유전자 검사 결과로 확인됐으며, 비행기 탑승 명단과 일치한다. 이 중엔 프리고진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프리고진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란 음모론을 제기하는 가운데 러시아 당국이 유전자 분석 결과를 통해 프리고진의 사망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수사위원회는 이번 비행기 사고 이틀 뒤인 25일 "비행기 추락 현장에서 희생자 시신 10구를 수습했다"며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사위는 사고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프리고진은 한때 푸틴의 최측근으로 바그너그룹을 이끌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 그러나 러시아군 수뇌부에 반발해 지난 6월 무장반란을 일으켰고, 두 달 후인 지난 23일 전용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은 그가 암살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암살 배후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맹방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배후설'을 반박했다. 그는 25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푸틴 대통령은 굉장히 계산적이고 침착한 인물"이라며 "그가 그런 일(프리고진 암살)을 했다고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프리고진에게 몸조심해야 한다고 두 차례 경고했는데 그는 이런 경고를 무시했고, (자신에게) 신변 보호를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푸틴의 배후설과 관련 "완전히 거짓말"이라며 부인했다. 그는 푸틴의 프리고진 장례식 참석 여부에 관해선 "장례식 날짜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말할 수 없다"고 답한 뒤 "푸틴 대통령은 업무 일정이 매우 많다"고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은 프리고진의 장례식이 몇 주 안에 그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사고 하루 만인 24일 프리고진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고, 사망 원인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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