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충격’ 은행으로…일단 10곳 등급 하향 [US REPORT]

2023. 8. 2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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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용등급 강등 후폭풍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이 신용등급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 신용등급이 10여년 만에 강등되는가 하면 신용을 제1의 덕목으로 하는 은행마저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잇따라 경고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신평사들이 제기한 문제는 정부의 과도한 부채와 고금리로 인한 은행 수익성 하락 등 구조적인 것이어서 단시일 내 해결이 어렵다. 이 문제가 시장의 또 다른 충격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지난 8월 1일(현지 시간) 시작됐다. 국제 신평사 피치가 이날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3대 국제 신평사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피치는 이번 신용 강등 이유로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 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의 악화’ 등을 꼽았다. 지난 5월 미국 부채가 한도 수준에 근접했지만,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은 난항을 거듭한 것을 언급했다.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발표 다음 날 뉴욕 증시는 S&P500 -1.4%, 다우 -1%, 나스닥 -2.2%씩 크게 떨어졌다.

2차 신용 충격은 무디스가 지난 8월 7일 미국 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찾아왔다. 등급이 하향 조정된 은행에는 M&T은행, 피나클파이낸셜파트너스, 프로스퍼티은행, BOK파이낸셜코퍼레이션 등이 포함된다. 또한 무디스는 강등 검토 대상으로 BNY멜론, US뱅크코프, 스테이트스트리트, 트루이스트파이낸셜 등을 발표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가 JP모건체이스 등 70개 이상의 미국 은행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PA)
무디스와 피치, 은행 신용까지 우려

무디스는 “많은 은행의 2분기 실적 관련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내부 자본 창출력이 줄어들 위험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금리, 부채, 자산을 관리해야 하는 더 큰 위험에 직면한 상황에서 약하지만 침체가 오고 있다고 무디스는 지적했다.

은행 신용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치의 크리스 울프 평가사는 지난 8월 15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은행업계 환경등급이 ‘AA-’에서 ‘A+’로 한 단계 더 낮아진다면 JP모건을 포함해 70개 이상 미국 은행에 대한 등급이 재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피치는 지난 6월 미국 은행업계 등급을 ‘AA’에서 한 단계 낮춘 ‘AA-’로 강등한 바 있다. 당시 은행 환경등급 강등 시 개별 은행 등급은 조정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은행 환경등급 강등이 된다면 개별 은행까지 등급 조정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미국과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락 배경이 구조적인 성격을 띤다는 사실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최근 10개월간 미국 재정 적자가 1조6000억달러(약 2100조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0%나 증가했다. 정부 지출이 10% 늘어난 반면 세금 수입은 10% 줄어든 탓이다. 덕분에 미국 재정 적자는 2023년 회계연도 기준 지난 5월 전망 때보다 2000억달러 많은 1조7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총생산 대비로는 6.5% 수준으로 전년(5.5%)보다 더 올라간다.

피치가 미국 재정 악화와 정부부채 문제를 신용등급 강등 이유로 꼽았지만, 오히려 문제가 개선되기는커녕 악화되는 상황인 것이다.

은행 영업 환경도 마찬가지다. 특히 중소형 은행들은 예금 탈출을 막기 위해 예금 금리를 올린 이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고금리에 조달 비용은 비싸고 기존 보유 중인 자산 관리는 어려운 이중고에 빠진 셈이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급격한 금리 인상 정책을 펼쳤고 올해까지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에 은행들 어려움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3호 (2023.08.23~2023.08.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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