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잠실] 109구 투혼으로 QS+…'이닝 이터' 알칸타라, 승리 대신 이닝 1위 등극

차승윤 2023. 8. 2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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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가 7이닝을 책임졌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라울 알칸타라(30·두산 베어스)가 선발승 달성 실패에도 긴 이닝 소화로 에이스 임무를 해냈다.

알칸타라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9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4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6㎞/h에 달했다.

이날 투구로 그는 올 시즌 19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10번째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이뤘다. 각각 리그 단독 1위, 공동 2위 기록이다. 시즌 총 이닝도 151과 3분의 1이닝으로 아리엘 후라도(키움 히어로즈·149이닝)를 제치고 역시 리그 1위에 올랐다.

순항한 경기는 아니었다. 이날 선발 매치업 상대는 SSG의 대체 선발 문승원. 올 시즌 117일 동안 선발 등판 없이 불펜으로만 뛰다 대체 선발로 그에 맞섰다. 선발로는 물론 불펜 성적까지 고려해도 시즌 평균자책점(26일 기준 4.74)에서 알칸타라(26일 기준 2.23)에 미치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하지만 경기가 예상 외로 팽팽하게 흘러갔다. 알칸타라가 한 번은 투수 본인의 실책으로, 한 번은 피홈런으로 넉 점이나 내준 탓이다.

선취점은 알칸타라 본인의 실수가 원인이었다. 1회 리드오프 추신수에게 2루타를 맞고 실점 위기에 놓인 그는 후속 타자 최지훈의 희생 번트를 직접 처리하려 했는데, 2루로 던진 송구가 빗나갔다. 결국 아웃 카운트를 잡는 데 실패했고 추신수의 득점도 허용했다. 놓친 카운트 1개가 추가 실점으로도 이어졌다. SSG는 2사 후 박성한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뽑고 1회를 마무리했다. 송구 실책이 아니었으면 내주지 않았을 점수였다.

2회를 삼자 범퇴, 3회를 1피안타로 마쳤던 알칸타라는 4회 다시 흔들렸다. 4회 초 2사 2루 상황에서 전날 그라운드 홈런을 쳤던 하재훈에게 던진 155㎞/h 직구가 문제였다. 조금 높은 존으로 몰려 들어간 강속구를 하재훈이 놓치지 않았고, 잠실야구장에서 가장 먼 좌중간 담장 너머로 타구를 쏘아 올렸다. 2-4로 SSG에 리드를 내주는 피홈런이었다.

다소 위태했지만, 알칸타라의 노련함이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날 알칸타라는 3회 1사 후 1루 주자 최지훈을 견제사로 잡아냈고, 4회 역시 1루 주자로 치고 나간 박성한을 견제로 잡아 아웃 카운트를 더했다. 특히 박성한에게 빼앗은 카운트는 이후 연속 장타 상황에서 실점을 줄이게 된 결정적 플레이였다.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비록 장타로 동점은 내줬으나 에이스답게 이닝만큼은 책임졌다. 실점 후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2사 후 최정을 상대로 풀 카운트 상황에서 주 무기 포크볼을 떨어뜨려 헛스윙 삼진으로 이닝을 마쳤다.

5이닝으로 최소 임무를 다한 알칸타라는 6회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전날 6과 3분의 1이닝 동안 6명이 등판했던 불펜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6회를 뜬공 3개, 총 투구 수 94구로 마친 그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7이닝 소화에 성공했다. 총 투구 수가 109구에 달했으나 투혼으로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다만 끝내 승리 요건은 갖춰지지 못했다. 두산 타선은 SSG 선발 문승원을 두들겨 일찌감치 강판(3이닝 4실점)시켰지만, 이후 올라오는 SSG 불펜진에게는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결국 두산 벤치는 8회 초 4-4 상황에서 홍건희로 마운드를 교체했고, 알칸타라의 12승 도전도 다음 경기로 미뤄지게 됐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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