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왕’ 김수지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기대했죠”

노우래 2023. 8. 2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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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서 3타 차 우승
KLPGA투어 통산 5승 모두 9~10월 달성
역대 우승 대회 집중 “상금왕 노려보겠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기대하고 있었다.”

김수지의 별명은 ‘가을 여왕’이다. 유독 날이 선선할 때 좋은 성적을 올렸다. 그는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해 2021년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포함해 2승을 올리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지난해까지 4승을 수확했고, 모두 9월과 10월에 따냈다. 2022년에도 9월과 10월에 열린 8개 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을 포함해 모조리 ‘톱 10’에 입상한 끝에 대상과 평균타수 1위까지 휩쓸었다.

김수지는 올해도 무더울 때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13일 끝난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까지 15개 대회에서 ‘톱 10’에 5차례 진입했지만, 상금랭킹 27위에 그쳤다. 평균타수 4위에 오를 만큼 경기력은 여전했는데 고비 때마다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수지는 올해 폭염이 조금씩 물러나자 힘을 내기 시작했다. 드디어 강원도에서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수지가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에서 우승 직후 트로피를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제공=KLPGA]

김수지는 27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파72·6777야드)에서 끝난 K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7억원) 4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작성해 3타 차 우승(13언더파 275타)을 완성했다. 지난해 10월 하나금융 챔피언십 이후 10개월 만에 통산 5승째, 우승 상금은 3억600만원이다. 또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이어 메이저 2승째를 수확했다. 상금랭킹은 6위(5억5486만원)다.

김수지는 2타 차 공동 선두로 출발해 버디 6개(보기 1개)를 쓸어 담았다. 4번 홀(파5) 보기로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5, 7번 홀 ‘징검다리 버디’로 분위기를 바꿨다. 후반에는 10~13번 홀 4연속 버디를 낚으며 경쟁자들의 추격에서 벗어났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다시 1타를 줄여 우승을 자축했다.

김수지는 “썩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상반기에 1승을 하는 게 목표였는데 이루지 못했다. 샷 감각도 떨어지고 조화가 무너졌다”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고 울먹였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원동력으로 연습을 꼽았다. 그는 “전지 훈련 때도 훈련을 많이 했는데,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샷 감각이 떨어지자 연습을 더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김수지는 가을에 유독 강하다는 질문엔 “처서가 지난 건 얼마 전에 알았다. 연습 라운드를 할 때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기대감이 생겼다”며 “가을이 되면 확실히 힘이 난다. 나는 역시 처서가 지나야지 되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우승의 물꼬를 튼 김수지는 후반기 ‘몰아치기’에 나선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우승했던 4개 대회와 후원사 동부건설이 주최하는 대회 등 5개 대회가 모두 욕심난다”고 힘줘 말했다.

김수지는 9월 1일 개막하는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에 나선다. 그는 2021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냈고, 지난해는 연장전까지 같다가 아쉽게 2연패를 놓쳤다. 김수지는 “사실 올해는 kg 레이디스 오픈이 열리는 코스에서 자주 연습했다”며 “이 대회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수지가 한화 클래식에서 ‘메이저퀸’에 등극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제공=KLPGA]

김수지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바로 상금왕이다. 그는 지난해 상금랭킹 2위를 차지했다. 김수지는 “상반기 부진으로 개인 타이틀 욕심은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만 이젠 상금왕을 노려보겠다”고 했다. 김수지는 지난달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공동 9위에 올랐다. 그는 “자신감을 많이 얻은 계기가 됐다”면서도 “잘하는 선수가 너무 많고 벽도 느꼈다. 기회가 되면 가고 싶긴 해도 여건을 봐야겠다”고 해외 진출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특별 초청 선수’로 나선 지난해 LPGA 신인왕 아태야 티 띠꿀(태국)이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내는 퍼펙트 플레이를 뽐내며 공동 2위(10언더파 278타)로 도약했다. ‘상금 1위’ 이예원은 5타를 줄이며 이 그룹에 합류했다. 전예성 4위(9언더파 279타), 이민영 6위(7언더파 281타), 박민지가 공동 8위(5언더파 283타)다. ‘해외파’ 김아림과 지은희, 루키 방신실은 공동 15위(2언더파 286타)로 대회를 마쳤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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