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는 염소 축제!…메시, 레드불스 상대로 MLS 데뷔골 폭발→팬들은 'GOAT' 연호

권동환 기자 2023. 8. 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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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어딜 가든 염소(Goat)가 있다. 현재 미국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열풍에 휩싸였다.

인터 마이애미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에 위치한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뉴욕 레드불스와의 2023시즌 미국 MLS(메이저리그사커) 28라운드 맞대결에서 디에고 고메스와 메시의 연속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메시가 교체로 들어가 MLS 데뷔전을 치른 가운데 마이애미는 지난 5월 14일 뉴잉글랜드와의 리그 12라운드 2-1 승리 이후 무려 리그 11경기 무승의 늪에 빠져 있었다. 마이애미는 이 고리를 끊고 3달 만에 승리했다. 아울러 MLS 동부콘퍼런스 최하위에서 벗어나 14위(6승3무14패·승점 21)로 올라섰다. 

앞서 리그스컵과 US오픈컵에서 자신의 마법을 신대륙 미국에 선보인 메시는 MLS 데뷔전에서도 충분히 쉬며 후반 쐐기포를 작렬, 세계 최고의 도시 뉴욕을 사로잡았다.



이날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린 메시는 마이애미가 전반 36분 디에고 고메스가 프리킥 이후 상황에서 정확한 왼발 슛으로 뉴욕의 골망을 흔들면서 한 골 앞서가자 후반 15분 레안드로 캄파나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투입되면서 MLS 데뷔전을 가졌다.

교체로 나오면서 출전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팬들은 메시의 득점을 기대했고, 메시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후반 44분 메시가 상대 박스 중앙에서 볼을 소유하며 수비진 5명을 상대했다. 그는 빈 공간에 있는 오른쪽 동료를 향해 엄청난 공간 패스를 했고 수비진이 흔들렸다.

메시는 다시 패스를 받으러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했고, 동료의 패스를 다시 받아 어렵지 않게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이로써 메시는 후반전에 교체로 나왔음에도 MLS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리는 기염을 토해냈다.

메시의 득점이 터지자 경기장은 떠나갈 듯 함성이 폭발했고 상대 뉴욕 선수들은 전의를 잃었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고 메시는 미국 무대에서 환상적인 리그 데뷔전을 치르며 팀 동료들과 축하 인사를 나눴다. 



현재 미국엔 '메시 열풍'이 불고 있다. 인터 마이애미는 지난 7월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롱도르를 7회 수상한 월드컵 챔피언 메시와 2025년까지 계약했다"라고 발표하면서 '축구의 신' 메시를 팬들에게 선보였다. 

마이애미는 지난 2018년 창단된 신생팀으로 메시 이전에 세계적인 축구 스타 지위를 누렸던 데이비드 베컴이 구단주 중 한 명이다. 베컴은 구단 회장으로도 일하고 있다.

FC바르셀로나 레전드 메시는 최근 2년간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었으며 지난 6월 계약이 만료됐다. 그런 메시를 친정팀 바르셀로나,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 명문 알 힐랄과 경쟁한 끝에 인터 마이애미가 품게 됐다.

계약기간 3년 외 메시에 대한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베컴과 함께 공동 구단주를 맡고 있는 호르헤 마스는 이달 초 스페인 매체와 인터뷰에서 "메시의 연봉은 5000만 달러(650억원)에서 6000만 달러(800억원) 사이"라고 밝혔다.



많은 기대 속에서 미국에 발을 내민 메시는 자신이 왜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 중 한 명인지를 바로 증명했다. 메시는 이제 막 새로운 팀과 리그에 합류했음에도 적응기가 무색하게 9경기에서 11골 3도움이라는 엄청난 활약을 펼치면서 구단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메시의 활약상은 마이애미의 순위로 인해 더 부각됐다. 2018년에 창단돼 2020년부터 MLS에 참가한 인터 마이애미는 신생팀이다 보니 동부 콘퍼런스 6위를 차지했던 2022시즌을 제외하고 쭉 하위권에 있었다. 이번 시즌도 27일 레드불스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 동부리그 최하위인 15위에 머물러 있었다.

심지어 서부리그 14팀과 합쳐 마애이미는 29팀 중 꼴찌였기에 사실상 MLS 최약팀이었지만 새로 영입된 메시가 마이애미를 이전과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신시켰다.

마이애미는 메시가 합류하기 전까지 6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지만 메시를 영입한 이후엔 9경기에서 6승 3무를 거뒀다. 무승부를 거둔 3경기 모두 승부차기까지 간 댈러스와의 리그스컵 16강전과 내슈빌과의 결승전 그리고 신시내티와의 US오픈컵 준결승전이다. 공식 결과엔 무승부로 남았지만 3경기 모두 승부차기 끝에 인터 마이애미가 승리했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에 합류하자마자 득점을 몰아치면서 결승전을 포함해 리그스컵 전 경기 득점을 기록. 7경기 10골 1도움이란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면서 구단에 첫 리그스컵 트로피를 선물했다.

인터 마이애미뿐만 아니라 메시도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이번 우승은 메시의 통산 44번째 우승으로, 지금까지 축구 역사상 메시보다 더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전까지 메시는 통산 우승 43회로 바르셀로나 시절 동료였던 브라질 레전드 풀백 다니 알베스와 함께 우승 횟수 공동 1위였지만, 리그스컵 우승으로 알베스를 따돌리고 단독 1위로 등극했다.

구단에 리그스컵 트로피를 선물한 메시는 곧바로 이어진 FC신시내티와의 2023 US오픈컵 준결승에서도 득점은 없었지만 2도움을 기록하면서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 120분 혈투 끝에 3-3 동점으로 끝나자 경기는 승부차기로 돌입.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해 마이애미는 리그스컵에 이어 US오픈컵도 결승전에 진출했다.



많은 이들이 경기 내용과 결과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펼쳐진 US오픈컵 준결승은 리그 최하위와 1위 간의 맞대결이었다. 

마이애미와 함께 동부리그에 속해 있는 신시내티는 현재 승점 54(16승6무3패)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서부리그 14팀 중에서도 신시내티보다 더 많은 승점을 쌓은 팀은 없기에 사실상 이번 시즌 MLS 최강의 팀과 최약의 팀이 US오픈컵 준결승에서 맞붙게 된 것이다.

순위만 봤을 땐 신시내티가 인터 마이애미를 꺾고 무난히 결승전에 올라가는데 전혀 이상하지 않지만 인터 마이애미엔 메시가 있었다. 메시는 후반 추가시간 막판에 극장 동점골을 도우면서 패배 위기에 놓인 팀을 구해내고, 기어코 리그 1위팀을 꺾는 기염을 토해냈다.

메시의 믿기지 않는 활약상에 미국의 수많은 축구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메시가 매 경기 놀라운 경기력을 펼치자 수많은 팬들이 메시의 경기를 보기 위해 지갑을 여는 걸 개의치 않았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메시가 출전했던 지난 리그스컵 결승전 티켓은 가장 싼 금액이 484달러(약 65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브미스포츠는 해당 티켓 가격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가장 싼 티켓보다 훨씬 비싸다고 강조했는데, 챔피언스리그 티켓의 가격은 77달러(약 10만원) 수준이었다. 

결국 메시 효과로 MLS는 챔피언스리그보다 6배가량 비싼 티켓 가격에도 관객들이 좌석을 가득 채우며 엄청난 흥행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뉴욕 레드불 아레나도 다르지 않았다. 2만5000석 전석이 매진됐고 티켓 최고가는 무려 1만 달러(약 1327만원)를 넘어갔다. 뉴욕의 명소 타임 스퀘어 광장에는 대형 전광판에 이 경기가 생중계되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레드불스도 메시 열기에 승선했다. SNS상에서 레드불스가 상대팀 선수임에도 구단 매장에 메시 티셔츠를 파는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이 티셔츠엔 메시 얼굴이 아니라 염소가 그려져 있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한 팬은 경기 중 관중석에서 염소 가면을 쓴 채 메시의 이름이 새겨진 종이를 들면서 응원하다가 중계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는 특정 분야 역사상 최고의 인물을 뜻하는 'GOAT(The Greatest Of All Time)'와 염소(Goat)'의 영어 철자가 같아서 생긴 언어유희이다.

그렇기에 다양한 스포츠 팬들과 기자들은 'GOAT 단어를 사용할 때, 염소 이모티콘을 대신 사용하곤 한다.

발롱도르 수상 7회로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발롱도르를 수상한데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챔피언이자 골든볼 수상자인 메시는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를 비롯해 수많은 전설적인 축구선수들을 넘어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고 있다.

많은 이들이 메시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기 위해 그를 'GOAT'라고 불렀다. 축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메시가 미국에서 일으키고 있는 돌풍이 언제쯤 그치게 될지 관심이 모아졌다.

사진=트위터, AF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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