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생애 가장 시원했던 여름 [요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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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남은 인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나사(NASA)의 기후 과학자 피터 칼무스(Peter Kalmus)가 지난달 자신의 SNS에 남긴 말이다.
올해 여름이 가장 시원하다는 말은 동시에 앞으로의 여름은 지금보다 뜨거울 것을 의미한다.
훗날 우리는 이 '가장 시원한 여름'을 추억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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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남은 인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나사(NASA)의 기후 과학자 피터 칼무스(Peter Kalmus)가 지난달 자신의 SNS에 남긴 말이다. 올해 여름이 가장 시원하다는 말은 동시에 앞으로의 여름은 지금보다 뜨거울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그럴듯한 괴담이나 풍문이 아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 7월은 지구 표면과 해수면의 온도가 역대 가장 높았던 달로 기록되었다. 지난달이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었던 것이다.
폭염, 집중호우 같은 극단적인 날씨가 반복되면서 우리 기억 속 뚜렷한 사계절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미 수많은 학자도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훗날 우리는 이 ‘가장 시원한 여름’을 추억하게 될지도 모른다.
올해와 같은 폭염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가장 먼저 우리가 제약받게 되는 것은 ‘야외 활동’이다. 산업 현장을 비롯한 다양한 장소에서 실외 활동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지난 2일 기상청이 공개한 열 스트레스에 대한 미래 전망 분석에 따르면 현재 9일 미만으로 발생하는 극한 열 스트레스 일이 21세기 후반기에는 90일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1년 중 3개월 이상을 여름철 무더위로부터 신체적 스트레스를 받고, 이로 인해 온열질환자의 수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를 미래에는 더워서 하지 못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수년째 매일 출근 전 등산을 하고 있다는 신미순(53·여)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말복이 지나고 처서에 접어들면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시원하다 못해 쌀쌀했는데, 요즘은 아침에도 무척 후덥지근하다”며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담도 옛말”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여름이 점점 더 뜨겁고 길어지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라고도 했다.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이어지는 이상 기후를 최전선에서 체감하고 있는 곳은 바로 농촌이다. 도시에서는 이상 기후를 날씨 변화로 느낀다면, 농촌에서는 농작물로 직접적인 변화를 겪는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아열대 작물 재배지가 점점 북상하는 동시에, 기존 산지를 잃어버리는 농가도 존재한다. 지난해 4월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 반영한 6대 과일 재배지 변동 예측에 따르면 단감과 감귤은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가 지속해 증가하는 반면, 사과는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었다. 마트에 수북이 쌓여 있는 사과를 훗날 교과서에서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경북 상주에서 포도 농사를 짓는 신상협(64·남)씨는 한 해 한 해 기후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7년 전 귀농해 포도 농사를 짓기 시작한 신씨는 포도 수확이 매년 늦어지고 있어 걱정이다. 그는 “포도가 익어야 할 7, 8월에 비가 집중적으로 쉬지 않고 내리다 보니 포도가 익지 못한다”며 “반복되는 폭염과 폭우에 사람이 지치듯 식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이파리가 곪고 시들면, 결과적으로 포도도 정상적으로 익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고=김예솔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사진을 찍어 나가고 있습니다.
yesol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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