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왕’ 김수지, 처서 지나자 또 우승…한화클래식 정상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잠자던 우승 본능이 서서히 깨어나는 선수가 있다. ‘투어 7년차’ 김수지(27·동부건설)다. 2017년에 KLPGA투어 데뷔한 김수지는 지난주까지 통산 4승을 모두 9월 이후에 거두었다.
데뷔 4년만에 맛본 생애 첫 우승 2021년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과 2022년 OK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은 9월, 2021년 하이트 진로 챔피언십과 2022년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10월에 거뒀다.
그런 그가 가을의 초입인 8월 마지막 주에 통산 다섯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것도 KLPGA투어 사상 최다 상금액이 걸린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총상금 17억 원)에서다.
김수지는 27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팰리스GC(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틀어 막고 버디 7개를 골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김수지는 이날 코스 레코드인 8언더파 64타를 몰아치며 맹추격전을 펼친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왕 아티야 띠티쿤(태국)과 이예원(20·KB금융그룹)의 추격을 3타 차 공동 2위로 따돌리고 상금 3억600만 원을 획득했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김수지는 4번 홀(파5)에서 보기를 범하며 출발은 좋지 않았다. 5번 홀(파3) 버디로 바운스백에 성공한 김수지는 7번 홀(파3)에서 티샷을 1.5야드에 떨궈 버디를 잡아 전반 9홀을 1타 줄인 채 마쳤다.
우승 원동력은 10번 홀(파4)에서 13번 홀(파3)까지 4개홀 연속 버디였다. 10번 홀 버디로 공동 선두에 합류한 김수지는 11번 홀(파4)에서 2.5야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기세가 오른 김수지는 12번 홀(파5)과 13번 홀에서 각각 7.5야드와 2.3야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2위권과의 격차를 2타 차로 벌렸다.
17번 홀(파4)에서는 버디 퍼트가 짧아 위기를 맞았으나 3야드 파퍼트를 성공시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7야드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확실한 팬서비스를 했다.
김수지는 지난해 2승 포함 17차례 ‘톱10’ 입상으로 대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5개 대회에서 5차례 ‘톱10’에 그치며 부진했다.
김수지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보기로 출발했지만 남은 홀이 많아 우승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후반에는 정말 우승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공식 연습일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 내심 우승도 노려볼만 하다고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반기에 잘 안풀려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줘서 우승하게 됐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그간을 고충을 토로했다.
띠티쿤은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8개 쓸어 담아 8언더파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띠티쿤이 기록한 스코어는 2017년 대회 3라운드 때 오지현(27)과 제시카 코다(미국)가 기록한 코스 레코드 7언더파를 1타 경신한 신기록이다.
이예원(20·KB금융그룹)은 전반 9홀에서 공동 선두로 올라서며 시즌 첫 3승 고지를 밟는듯 했으나 김수지의 무서운 뒷심에 밀려 공동 2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이예원은 대상 포인트 52점을 보태 박지영(27·한국토지신탁)을 제치고 대상 포인트 1위(396점)로 올라섰다. 또 공동 2위 상금 1억6150만 원을 보태 상금 1위(8억9338만 원)를 질주했다.
공동 선두로 출발하며 생애 첫 승에 도전했던 전예성(22·안강건설)은 2타를 줄이는데 그쳐 4위(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 정윤지(23·NH투자증권)은 5위(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서 활약하고 있는 이민영(30·한화큐셀)은 6위(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 박민지(25·NH투자증권)은 공동 8위(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대회를 마쳤다.
춘천=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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