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영웅' 정율성 공원 조성에…與 "전 정부 감사 검토"

현일훈, 김하나 2023. 8. 2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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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고위 관계자는 2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광주광역시가 추진 중인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에 대해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반헌법적 작태로 규정하고, 반드시 저지시키도록 총력 대응하겠다”며 “지방자치단체가 반헌법적인 사업에 재정투입을 할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법령 개정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율성 역사공원’ 추진을 막기 위한 법률 실무 검토에도 착수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예상되는 법률적 방안은 지방자치법 184조, 188조에 따른 제반 조치가 있다”며 “그 외 감사원 감사와 헌법소원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자치법 184조(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대한 지도와 지원)에는 중앙행정기관 등은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관해 조언 또는 권고하거나 지도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이어 같은 법 제188조(위법·부당한 명령이나 처분의 시정)에는 법령에 위반되거나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친다고 인정되는 시·도 업무에 대해서는 주무 장관이 기간을 정하여 서면으로 시정할 것을 명하고, 그 기간에 이행하지 아니하면 이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중앙정부 차원에서 정율성을 기리기 위해 국고를 지원한 사례가 나올 경우 감사원 감사 청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 23일 “헌법소원 등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업무보고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권영세 통일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정부 차원의 관계 부처 TF(태스크포스) 구성도 추진한다. 정부 관계자는 “정율성 논란은 보훈부만의 이슈가 아니다”며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관련 부처가 함께 국고보조금 지급 내역 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5·18 관련 단체, 4·19 관련 단체에서도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격 당시 전사한 광주 출신 고(故)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씨도 ‘정율성 역사공원’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5일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주년 성과보고 및 2기 출범식’에서 정율성 기념공원에 대해 “자유와 연대, 통합 기반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일대에 조성된 ‘정율성로’. 연합뉴스

1914년 광주 출생인 정율성은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해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인 ‘팔로군 행진곡’(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과 북한의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해 중국과 북한에서 영웅 대우를 받았다. 6·25 전쟁 당시 중국 인민군을 위해 전선 위문 활동을 펼쳤으며, 중국으로 귀화해 여생을 중국에서 살다가 1976년 사망했다. 광주시는 동구 불로동의 정율성 생가 일대에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으며, 총 사업비 48억원을 투입해 올해 연말 완공할 계획이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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