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가 MRI 거부" 시작된 '부상 책임론'…멀어지는 오타니와 LAA
차승윤 2023. 8. 27. 10:12
사실상 이별 준비인 걸까. 팔꿈치 부상을 입은 오타니 쇼헤이(29)와 LA 에인절스가 때 아닌 MRI(자기공명영상) 촬영 거부 논란에 휩싸였다.
오타니는 지난 24일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가 경기 도중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느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미 손가락 경련 등 피로 증상으로 휴식기를 받은 후였으나 복귀전이었던 이날 경기에서도 증세가 이어졌다. 진단 결과 밝혀진 건 오른쪽 팔꿈치 내측부 인대 손상. 지난 2018년 첫 번째 팔꿈치 인대 부상을 입고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은 후 5년 만의 재발이다.
올 시즌 투수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달리던 그는 일단 투수로는 시즌 종료를 선언했지만, 타자로는 잔여 시즌을 계속 뛴다. 다만 팔꿈치 부상은 FA(자유계약선수) 선언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서 최악의 악재다.
핵심은 부상을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투수 부상은 본래도 예상하기 힘들지만, 앞서 현지 매체를 통해 오타니가 피로 증상을 보인 후에도 구단이 MRI 촬영을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이 보도됐다.
구단의 책임으로 여겨졌으나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이 27일 이를 반박했다. 미나시안 단장은 27일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를 통해 "8월 당시 오타니와 그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가 MRI 촬영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미나시안 단장은 "올해 초에도 촬영을 제안했으나 오타니와 에이전트가 거절했다"고 전했다.
확실한 부상 증세가 없다면 선수는 부상 자체를 떠올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나도 선수 시절 구단이 검사를 물으면 필요없다고 말했다. 계속 뛰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오타니 측이 검사를 거절한 것도, 미나시안 단장이 해명한 것도 나름의 명분이 있다. 다만 책임 소재를 따지는 건 올 겨울 나비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오타니가 FA를 맞이하면 오타니는 MLB 30개 구단 모두가 원하는 '절대 갑' 스타가 된다. 설령 겨울에 수술을 받고 당분간 투수로 뛰지 못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있어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26일 기준 62승 67패)로 추락했다. 내년 오타니가 떠난다면 그와 함께 리그 최고 스타인 마이크 트라웃을 보유하고도 리그 최하위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구단이 그를 트레이드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도 실낱같은 재계약 가능성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미나시안 단장이 부상 책임을 오타니 측에 돌린 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오타니가 더 전력이 좋은 팀으로 떠날 걸 고려한 구단의 '자포자기'일 가능성도 있다. 확실한 건 이번 발언이 오타니의 잔류 여부에 긍정적 영향이 될 수는 없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구단은 (선수를)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난을 선수 측에 직접 전가했다"고 했다. 매체는 "이건 이 슈퍼스타와 재계약을 간절히 원하는 에인절스와 선수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나시안 단장은 오타니 및 에이전트 발레로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는 수준으로 커졌다"고 바라봤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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