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맥신·양자컴퓨터…테마주 폭탄돌리기 양상 ‘우려’

이홍석 2023. 8. 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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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테마주 장세 지속...분야와 종목만 바뀌어
과도한 기대감 속 급등락 주기 짧아져 투자자 피해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초전도체와 맥신에 이어 양자컴퓨터로 테마주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상한가 후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폭탄돌리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질적인 부분보다 단순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작용하면서 급등락 주기가 점차 더 짧아지고 있어 투자자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엑스게이트는 지난 25일 4565원에 마감하며 전일(24일) 대비 3.69% 하락했다. 23일(29.88%)과 24일 (12.99%) 연이틀 두 자릿수 상승률로 급등했지만 이어가지 못하면서 뜨거웠던 열기가 다소 식었다.

텔레필드(2750원)·케이씨에스(8210원)·코위버(6900원)·피피아이(2690원) 등 양자컴퓨터 관련주들로 묶인 종목들도 급등 후 하락으로 같은 양상을 보였다. 23일에는 모두 가격제한 폭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이어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우리로(2290원) 정도만 사흘(23~25일) 연속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양자컴퓨터 관련주들의 급등세는 국내 연구진이 상온에서 대규모 양자 얽힘 현상을 구현할 수 있는 양자 소재 후보 물질을 확인했다는 소식에 따른 것이었다.

지난 23일 김재욱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양자소재연구실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터븀인듐산화물(TbInO3)이 양자컴퓨터 소자 등에 쓰일 수 있는 양자스핀액상(QSL) 물질이 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고유 특성인 중첩과 얽힘을 이용해 한 번에 많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터븀인듐산화물이 양자컴퓨터 소자로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여부는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성급할 정도의 이른 기대심리가 작용하면서 관련주들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양상은 이미 앞서 테마주로 형성됐던 종목들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신소재 나노물질인 ‘맥신’ 관련주들도 동반 급등했다가 줄줄이 하락하면서 단기간 내 주가가 요동쳤다.

경동인베스트(8만2600원)는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 연속 하락하며 이 기간 중 주가는 37.14%(13만1400→8만2600원)나 하락했다. 앞서 3거래일(8.17~21)간 급등하며 주가 상승률이 79.75%(7만3100→13만1400원)에 달했던 것과는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졌다.

같은기간 아모센스(1만4630원)와 코닉오토메이션(4540원)도 3거래일 급등 후 4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미래산업(7510원)·태경산업(8210원)·센코(3875원)·나노(1464원)·나인테크(5050원) 등 다른 종목들도 급등 후 하락이라는 동일한 그래프를 그렸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팀이 맥신 표면 분자 분석기술을 개발해 맥신의 대량 생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식에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했지만 이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3일 천하에 그친 것이다.

호재로 인한 주가 급등과 하락이라는 점에서 앞서 2차전지주 열풍을 이어받았던 초전도체 관련주들과 같은 양상이지만 급등락이 이뤄지는 주기가 짧아진데다 이슈 소멸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이에 투자자들의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급기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도 빚투(빚내서 투자)와 테마주 쏠림 현상에 대한 관리 강화에 나선 상태다.

양 기관은 최근 테마주 중심의 장세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레버리지 투자와 테마주 쏠림으로 인한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지난 25일 금융투자회사와 투자자에 대해 각별한 유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당분간 이러한 바톤 터치가 지속되면서 테마주 장세가 다소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테마주 투자로 인한 수익 기대감이 한층 커진데다 높아진데다 이미 올라간 금리 수준도 요구수익률을 높이고 있는터라 투자자들이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꾀할 수 있는 매매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지수 방향성이 모호해지면서 테마주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며 “지수가 추세 전환할 수 있는 재료가 나타나거나 압도적인 주도주가 나타나지 않은 이상 테마주 장세는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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