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 본머스 원정 풀타임…토트넘 2-0 완승+2승 1무 '단독 선두'→매디슨-쿨루세브스키 연속골 '쾅쾅' [PL 리뷰]

이현석 기자 2023. 8. 26.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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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토트넘이 시즌 첫 연승에 성공하며 올 시즌 첫 리그 선두 자리까지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본머스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풀타임으로 경기장을 누비며, 득점은 없었지만 공격에 활력소를 불어 넣고 기회를 여러 차례 만들었다. 특히 후반 18분 추가골 당시에는 득점으로 이어지는 기점 패스를 연결하며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2승 1무(승점 7)가 되면서 일단 리그 단독 선두에 오르게 됐다. 이번 3라운드 두 번째 경기였던 토트넘과 본머스의 경기에서 토트넘이 승리했고 기존 선두권이었던 브라이턴(승점 6), 맨체스터 시티(승점 6), 아스널(승점 6)이 아직 경기를 치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 팀 중 한 팀이라도 3라운드에서 승리한다면 선두 자리에서는 물러나야 한다. 토트넘은 잠시일 수 있지만, 리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시즌 초반 좋은 분위기를 제대로 만끽하게 됐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손흥민을 선발 출전시켰고, 손흥민은 팀의 주장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과 함께 히샤를리송을 중앙 공격수로, 데얀 쿨루세브스키를 오른쪽 공격수로 선택했다. 세 선수는 지난 브렌트퍼드 원정과 맨유와의 홈 경기에서도 호흡을 맞추며 이번 시즌 초반 세 경기 연속 공격진으로 나서게 됐다. 

중원에는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 제임스 매디슨이 자리했다. 세 선수는 지난 맨유전에서 탁월한 호흡과 함께 선수 모두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기에 포스테코글루는 중원 조합을 변화 없이 유지했다. 특히 매디슨은 맨유전 이후 부상 우려가 있었지만, 본머스 원정에도 변함없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수비진은 왼쪽부터 데스티니 우도지를 비롯해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페드로 포로로 구성했다. 골키퍼는 올여름 영입된 이탈리아 국가대표 굴리에모 비카리오다.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은4-3-3 전술로 토트넘에 맞섰다. 네투가 골문을 지키며 막스 아론스, 일리아 자바르니, 로이드 켈리, 밀로스 케르케즈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에는 라이언 크리스티, 앙투안 세메뇨, 조 로스웰이 자리하며, 공격진에는 저스틴 클루이베르트, 필립 빌링, 도미닉 솔랑케가 출전해 토트넘 골문을 노렸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토트넘은 본머스의 높은 압박에 어려움을 겪었다. 본머스는 킥오프 이후 곧바로 토트넘 수비진을 공격수와 미드필더진이 동시에 압박하며 공을 따냈고, 이후 판더펜의 실수까지 만들어 내며 코너킥을 얻어냈다. 

토트넘도 즉시 손흥민을 통한 반격에 나섰다. 전반 3분 손흥민이 하프라인을 조금 넘어선 상황에서 직접 드리블 돌파를 통해 본머스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까지 진출했다. 이후 손흥민은 매디슨과의 2대1 패스를 통해 본머스 수비 뒤편으로 쇄도했고, 페널티박스 우측 깊숙한 곳까지 진출했다. 이후 손흥민이 문전 앞에 위치한 선수들을 향해 컷백 패스를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본머스 수비진에 막혔다. 

이어진 공격에서는 손흥민과 매디슨, 우도지가 삼각 패스를 통해 본머스 수비진을 뚫기 위한 공격 작업에 돌입했고, 이후 패스가 수비진을 뚫어내며 전진하던 우도지한테 연결되는 듯 보였으나, 패스가 조금 길게 연결되며 무위에 그쳤다. 

토트넘은 매디슨을 중심으로 기회를 노렸다. 전반 10분 매디슨이 단독 돌파를 통해 본머스 페널티박스 정면까지 진출한 후 중앙에 위치한 히샤를리송에게 전달했다. 공을 받은 히샤를리송은 우측에 수비수 없이 자리했던 쿨루세브스키에게 곧바로 패스를 건넸고, 클루세브스키는 곧바로 슈팅을하는 대신 안쪽에 위치한 사르에게 재차 연결했다. 

이후 페널티박스 안쪽에 위치한 매디슨이 다시 한번 공을 받고 본머스 수비진을 등진 상태에서 터닝 슛을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아론스에게 막히며 골문으로 향하지 못했다. 슈팅이 아론스의 팔과 가슴 사이에 맞으며 페널티킥을 일부 토트넘 선수들이 주장하기도 했지만,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본머스의 실수로 잡은 결정적인 기회도 아쉽게 놓쳤다. 전반 14분 네투의 골킥이 매디슨의 발에 걸리며 전방에 대기했던 손흥민에게 향했다. 손흥민은 약간의 드리블 돌파 이후 직접 마무리하는 대신 더 좋은 위치에 있던 매디슨에게 연결하며 확실한 선제골 찬스를 노렸다. 

하지만 매디슨의 낮고 빠른 슈팅은 방향을 읽은 네투의 다리에 막히며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어진 세컨볼을 히샤를리송이 헤더로 마무리해 보려 했지만, 높게 뜨며 잡히고 말았다. 

매디슨은 자신이 놓쳤던 아쉬운 기회를 곧바로 만회하며 팀에 선제골을 안겼다. 전반 17분 포로의 패스를 받은 비수마가 전진을 통해 페널티박스 앞에 위치한 사르에게 전달했다. 사르는 수비 뒤로 뛰어 들어가는 매디슨을 확인하고 침투 패스를 시도했다.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패스를 정확하게 받은 매디슨은 네투 골키퍼와의 1대1 기회에서 오른발 슛으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본머스 골망을 흔들었다. 



실점 이후 본머스도 곧바로 라인을 올리며 토트넘을 압박했다. 전반 19분 빠른 역습으로 토트넘 페널티박스 우측으로 전진한 케르케즈는 크로스를 올렸고, 이후 크로스가 비카리오를 지나치며 위협적인 공격으로 이어지는 듯 보였으나 판더펜이 머리로 걷어내며 위기를 넘겼다.  

손흥민과 매디슨은 본머스의 압박을 뚫고 역습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22분 본머스의 압박 상황에서 하프라인에 위치한 매디슨이 빈 곳으로 뛰어 들어가는 손흥민을 향해 롱패스를 전달했다. 손흥민은 수비수들을 뚫고 패스를 받았지만, 페널티박스 깊숙한 위치에서 멈추며 슈팅을 시도하기 어려웠고, 박스 중앙에 위치한 사르가 손흥민의 패스를 받으며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지만, 슈팅이 제대로 임팩트 되지 않으며 네투 골키퍼 정면으로 약하게 흘러갔다.

손흥민은 전반 26분 첫 슈팅을 시도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튕겨 나온 볼이 자신에게 연결되자, 상대 수비수들이 떨어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왼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슈팅은 본머스 골대 옆으로 벗어나며 유효 슈팅이 되지는 못했다. 

본머스는 빠른 역습과 세트피스에서 동점골 기회를 노렸다. 전반 34분 압박을 통해 얻어낸 코너킥을 크리스티가 올렸고, 중앙에 위치한 빌리의 머리에 닿지 못하며 아쉽게 토트넘 수비에 걸렸다. 



토트넘은 추가골 기회를 히샤를리송이 날리고 말았다. 전반 36분 빠른 역습을 통해 매디슨이 수비수 3명 사이로 이어지는 패스를 히샤를리송에게 건넸다. 히샤를리송은 문전 앞에서 켈리까지 제쳐냈지만,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며 허둥대는 사이 로스웰이 빠르게 달려와 히샬를리송의 슈팅을 막아내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전반 40분에는 본머스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결정적인 프리킥 기회를 얻었던 토트넘은 매디슨의 프리킥이 히샤를리송의 머리에 닿았지만, 아쉽게도 옆그물을 때리며 골문을 가르지 못했다. 

매디슨의 패스는 전반 막판까지 빛났다. 전반 45분 페널티박스 앞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 들어간 포로의 위치를 확인하고 낮고 빠른 패스를 시도했다. 아쉽게도 포로가 잡지 못하고 골라인 밖으로 흐르며 득점 기회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본머스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장면이었다.

본머스는 전반 추가시간 시도한 빌링의 슈팅까지 토트넘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추가시간 5분 동안 양 팀은 추가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고, 솔랑케의 좋은 찬스가 무위에 그치면서 매디슨의 선제골로 앞서간 토트넘이 전반전을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경기를 주도한 팀은 본머스였다. 본머스는 후반 5분 토트넘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빌링이 사르와의 경합을 통해 프리킥을 얻어냈다. 루이스 쿡의 프리킥은 문전 앞 공격수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페널티박스 반대편으로 흐르며 슈팅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본머스는 날카로운 슈팅으로 토트넘 골문을 노렸지만, 득점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12분 쿨루세브스키가 수비 진영에서 뺏은 공을 세메뇨가 압박으로 다시 탈취했고, 슈팅까지 시도했는데 날카로운 궤적이었지만 옆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이어진 본머스의 공격 기회에서도 세메뇨가 단독 돌파를 통해 빌링에게 공을 연결했지만, 빌리의 슈팅을 포로가 몸을 던져 막아내며 골문을 향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후반 15분 히샤를리송과 파페 사르가 빠지고, 피에르 에밀-호이비에르, 이반 페리시치가 투입되며, 지난 맨유전과 마찬가지로 원톱으로 위치가 변경됐다.



손흥민의 패스를 기점으로 토트넘의 추가골이 터졌다. 후반 18분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우도지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침투하는 우도지에게 2대1 패스를 건네며 본머스 수비를 뚫어냈고, 우도지의 컷백 패스를 빈 곳으로 쇄도하던 쿨루세브스키가 왼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침착한 패스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추가 득점 이후 토트넘은 후반 28분 매디슨과 비수마를 빼고, 조반니 로 셀소와 올리버 스킵을 투입하며 중원 핵심 자원에 휴식을 줬고, 수비 안정감을 더하는 선택을 했다. 

손흥민은 후반 40분 본머스 페널티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왼발 슛이 높게 뜨며 본머스 골문을 위협하지는 못했다. 후반 44분에는 페리시치가 역습 상황에서 중앙에 위치한 손흥민에게 뒷발로 흘려주며 기회를 만들어줄 뻔했지만, 아쉽게도 수비에게 걸리며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에도 손흥민은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쿨루세브스키의 패스를 잡은 손흥민은 수비 3명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박스 정면에 위치한 벤 데이비스에게 공을 내줬고, 데이비스의 슈팅은 뜨고 말았다. 이어진 공격 장면에서는 페리시치를 향해 매디슨이 연상되는 낮고 빠른 패스를 건넸고, 페리시치가 드리블을 통해 골문 앞까지 전진했지만, 슈팅이 골대 옆으로 흘러 나갔다.

8분 가량의 추가시간에도 본머스와 토트넘은 득점을 더 터트리지는 못했고, 결국 경기는 토트넘의 2-0 리드 상황에서 종료 휘슬이 울리며 토트넘이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다.


이번 승리로 손흥민은 주장으로 출전한 세 경기 중 최근 2경기에서 활약하며 팀의 시즌 첫 연승에 일조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개막 직전 토트넘 역사상 최초의 비유럽 출신 주장으로 손흥민을 임명하며, 새로운 시대의 출발을 알렸다. 

토트넘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전 주장 위고 요리스로부터 완장을 넘겨받는다. 부주장은 크리스티안 로메로, 제임스 매디슨"이라며 새 시즌 주장단을 발표하면서 손흥민이 구단 새 주장이 됐다고 알렸다.

토트넘이 공개한 주장 발표 당시 팀 미팅 영상에서 손흥민은  "이 거대한 클럽의 주장이 된 건 큰 영광이자 큰 놀라움이다.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기도 하다. 난 이미 여러분에게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가 주장처럼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라면서 "새 시즌, 새로운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주장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고 주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이 말했듯 리더십은 손흥민한테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성공적인 순간을 많이 겪어본 경험 많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그렇기에 리더십은 주장뿐만 아니라 팀 내 가장 어린 선수들로부터도 나올 수 있다. 리더십은 행동이다. 훈련하는 방식, 설정한 예시, 경기에서 모두에게 자극을 주는 것까지 모두가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후 손흥민은 개인 SNS에도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정말 특별한 순간이다. 아름다운 클럽의 주장으로 임명되는 것은 일생의 영광이다. 난 여러분 모두를 자랑스럽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시 한번 소감을 밝혔다.


주장 데뷔전이었던 개막전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웠던 경기력이었다. 브렌트퍼드를 상대로 전반 중반엔 상대 역습을 저지하려다가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선수를 넘어트렸고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페널티킥을 내주고 실점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슈팅 2개에 그치는 등 왼쪽 측면에 치우쳐 뛰다 보니 손흥민 특유의 활발한 몸놀림과 골 결정력이 살아나질 않았다.

하지만 지난 맨유전과 이번 본머스전에서는 특유의 날카로운 움직임과 더불어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는 센스까지 돋보이며, 리더와 에이스의 무게를 이겨냈다. 특히 기존에 자주 보여줬던 속도를 기반으로 한 득점 대신 플레이메이킹을 주로 선보인 점은 손흥민이 향후 토트넘에서 더욱 오랜 기간 활약할 여지를 주기에 팬들도 더욱 반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손흥민은 주장 선임 당시 밝힌 책임감을 경기력으로 보여주며 토트넘의 향후 경기들에서도 그의 활약과 리더십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됐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 SNS, 본머스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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