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투기는 핵 테러”… 정부 향해 시민들 ‘경고장’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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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강행한 지 사흘째인 26일 서울 도심에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부모 손을 잡고 온 아이, 고령의 어르신, 수도복을 입은 수녀와 승복을 입은 승려 등 현장을 찾는 시민들의 연령, 성별, 직업은 달랐지만 '일본 오염수 방류 철회'를 향한 마음은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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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게 경고하러 나왔습니다. 앞으로 집회 규모는 점점 더 커질 겁니다”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강행한 지 사흘째인 26일 서울 도심에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부모 손을 잡고 온 아이, 고령의 어르신, 수도복을 입은 수녀와 승복을 입은 승려 등 현장을 찾는 시민들의 연령, 성별, 직업은 달랐지만 ‘일본 오염수 방류 철회’를 향한 마음은 하나였다.
시민단체 모임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투기를 규탄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진 만큼 규탄 집회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집회 시작 한 시간 전부터 현장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주최 측 추산 약 5만명(경찰 추산 1만명) 시민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철회하라는 내용이 담긴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집회를 위해 전북 전주에서 온 황상철(22)씨는 “20세기에는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더니 21세기에는 태평양에 핵 테러를 하려고 한다”며 “이는 반인륜적 범죄이자 제3차 세계대전과 다를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태평양이 그들의 쓰레기통이 아니란 것을 명심하고, 주변 국가들에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족 단위 집회 참가자도 많았다. 충북 청주에서 온 김영주(49)씨는 자녀와 함께 집회 3시간 전 현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김씨는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무분별하게 일어날 것”이라며 “일본도 문제지만,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씨의 딸 서하(15)양도 “대부분 친구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온 A(11)양은 “앞으로 바다 생물을 못 먹게 됐다”며 “먹이사슬 때문에 (해산물이 아닌) 다른 음식을 먹는 것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상당수 참가자는 미래 세대에 대한 걱정 때문에 현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염혜리(62)씨는 “나는 나이를 많이 먹어 몸에 영향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른다”며 “나이 먹은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 손주들에 미안해서 잠이 안 온다”고 분노했다. 반모(26)씨도 “우리 미래 세대가 너무 걱정된다”며 “가뜩이나 지금 기후 문제가 많이 대두되고 있지 않나. 아직 어린애들이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황씨는 “정부가 저자세로 끌려다닐 이유가 없다”며 “일본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해야 한다. 윤 정부는 일본을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 길경란(62)씨도 “정부의 대처에 화가 난다”고 날을 세웠다. 야권과 환경단체 등은 정부가 일본 오염수 방류에 사실상 찬성의 뜻을 보였다며 ‘공범’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날 환경단체 등은 집회를 마치고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철회’ ‘윤석열 정권 규탄’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전쟁기념관 인근까지 행진했다. 행진 중 곳곳에서 “이러다 다 죽어” “방류 제발 멈춰” 등 시민들의 외침이 이어졌다. 무더운 날씨에도 부모 손을 잡고 행진에 참여한 B(7)군은 “바다가 병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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