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일으키는 간염은 A형 아닌 B·C형 [헬스]
국가가 법령으로 지정한 ‘1군 감염병’ A형간염이 무더운 여름철 기승을 부린다. 1군 감염병은 마시는 물이나 먹는 식품을 통해 집단 발생 우려가 커 유행 즉시 방역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가장 높은 등급의 관리 질병이다. A형간염은 주로 오염된 손과 물, 조개류 등을 통해 감염된다.
A형간염은 약 4주 정도 바이러스 잠복기를 가진 후 증상이 발현된다. 피로감이나 감기 몸살, 식욕 감소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한 경우 발열,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눈이 노래지는 황달이 나타나거나 소변 색이 짙어지기도 한다. 대부분 1~2주 내 증상이 호전되지만, 급성 간부전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일각에서는 A형간염을 간암의 직접 발생 원인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간암의 원인은 B형, C형간염이다. B형, C형간염은 적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간경변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간경변증은 대표적인 간암의 발병 원인이다.
B형간염 치료의 경우 상황에 따라 주사제인 페그인터페론이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다.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도 B형간염 바이러스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양성 상태를 이른 시점에 종식시킴으로써 염증이 지속되는 것을 막아 간경변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B형간염의 주요한 감염 경로는 부모로부터 자녀에게 이어지는 ‘수직 감염’이다.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 산모가 낳은 신생아에게는 백신과 함께 면역글로불린(HBIG)을 같이 주사해야 한다. 면역글로불린과 백신 접종을 제대로 완료해도 10% 안팎의 확률로 수직 감염이 발생한다. 따라서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 임산부는 간 기능이 양호해도 혈중 B형간염 바이러스 농도가 높으면 임신 후반부에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해 수직 감염 발생률을 낮춰야 한다.
C형간염은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는 않는다. 정맥주사 약물 남용, 주사침 찔림 손상, 비위생적인 피어싱이나 문신, 불법 시술, 오염된 면도날 등을 통해 감염된다. C형간염은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는 전신적인 자각 증상과 함께 소변이 콜라 색처럼 진한 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치료는 경구용 치료제 중심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예방이 어렵다는 점.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감염 경로 차단 외에는 이렇다 할 예방법이 따로 없다.
권정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는 “간염 환자 중 가장 위험한 경우는 B형이나 C형간염 바이러스 양성”이라면서 “문제는 증상이 없고 간 수치가 정상이라는 이유로 병원을 내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현재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와 있고, 여러 발전된 진단법으로 증상, 간 수치와 상관없이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간경변과 간암의 진행 또는 발생 예방이 가능한 만큼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3호 (2023.08.23~2023.08.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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