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이야"…20대 낙서한 달걀과 72년 만 만난 美 할머니

김현정 2023. 8. 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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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92세 할머니가 20대 때 장난삼아 낙서한 달걀을 72년 만에 다시 손에 넣게 돼 화제다.

25일(현지시간) 지역 매체 KCCI-TV 등에 따르면 미 아이오와주 메이슨시티에 살고 있는 메리 포스 스탄(92) 할머니는 스무살 때인 1951년 아이오와주 포레스트시티의 한 달걀농장에서 일했다.

취재진과 만난 스탄 할머니는 자신이 낙서한 달걀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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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서 일하며 달걀에 신원 적은 낙서 남겨
달걀 구매자, '특별한 알' 수십년 동안 보관

미국의 92세 할머니가 20대 때 장난삼아 낙서한 달걀을 72년 만에 다시 손에 넣게 돼 화제다.

25일(현지시간) 지역 매체 KCCI-TV 등에 따르면 미 아이오와주 메이슨시티에 살고 있는 메리 포스 스탄(92) 할머니는 스무살 때인 1951년 아이오와주 포레스트시티의 한 달걀농장에서 일했다.

당시 그는 재미 삼아 달걀 한 알에 "누구든 이 달걀을 손에 넣는다면 내게 편지를 보내주세요"라는 글을 적었다. 이와 함께 스탄 할머니는 "아이오와주 포레스트시티의 미스 메리 포스"라고 자신의 신원을 밝히면서 '1951년 4월2일'이라는 날짜까지 함께 적었다.

72년 만에 낙서한 주인공을 찾은 달걀[이미지출처=존 아말피타노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12개들이 포장 용기에 담긴 이 달걀은 아이오와로부터 1700㎞나 떨어진 뉴욕 시내의 식료품점으로 이동했다. 이 식료품점에서 계란 한 팩을 구입한 남성은 달걀 하나에 특별한 메시지가 적혀있는 것을 보고 이를 먹지 않고 보관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세월은 50년가량 흘렀다.

20여 년 전, 달걀을 계속 갖고 있던 남성은 자신의 집 청소를 도와주러 온 이웃 존 아말피타노에게 이 유서 깊은 달걀을 건넸다. 호기심이 생긴 아말피타노는 달걀에 낙서한 메리 포스 스탄을 찾아보려 했지만 워낙 긴 시간이 흐른 뒤라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말피타노는 특이한 중고품을 공유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그룹이 있다는 것을 알고 지난 17일 이 달걀의 사진을 그룹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다.

아말피타노는 사진과 함께 올린 소개 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계란이다. 1951년산이고 화석화됐을지언정 알이 안에 들어있다"는 말과 함께 달걀 위에 적힌 낙서 내용도 전했다. 그는 "(낙서는) 머나먼 도시에 사는 누군가와 친구가 되는 꿈을 꾸던 아이오와주 달걀농장 젊은 노동자의 외침으로 들린다"며 "그가 아직 살아있을지 궁금하다. 찾으려 노력했으나 결실이 없었다"고 말해 낙서 주인공을 찾고자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또 아말피타노는 "달걀을 예쁘고 안전한 보관 용기에 담아뒀다"라고도 덧붙였다.

20대 때 낙서한 달걀과 72년 만에 재회한 미국 아이오와주 메리 포스 스탄 할머니의 모습[이미지출처=KCCI-TV 방송 화면 캡처, 연합뉴스]

이 게시물은 올라오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말피타노는 스탄 할머니의 딸과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 다행히도 스탄 할머니는 92살의 고령임에도 건강하게 생존해 있었다.

취재진과 만난 스탄 할머니는 자신이 낙서한 달걀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달걀이 어떻게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었냐"고 놀라워하면서 "그들이 좋은 냉장고를 갖고 있었나 보다"라는 농담을 건넸다.

스탄 할머니는 70여년 전 뉴욕으로 팔려 갔던 달걀과의 '상봉'을 마치 복권에 당첨된 것과 같은 일이라고 했다. 그는 "90년 이상 살면서 별별 일을 다 겪어 크게 놀랍지는 않지만, 이번 일은 신선한 즐거움이 됐다"고 밝혔다. 또 그는 "손글씨 실력은 그때보다 지금이 더 낫다"면서 냉장고에서 새로운 달걀을 꺼내 그 위에 자신의 이름을 써 보이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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