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 재도입? 인력 재배치?” 갈팡질팡…경찰 내부서도 불만

최승우 2023. 8. 2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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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흉악범죄가 연이어 일어나면서 경찰이 사상 처음으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다.

그러자 경찰청은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위 이하 모든 인력(10만4221명)을 치안현장에 직접 투입하고 있으며 경감도 순찰팀원 등 발로 뛰는 현장 실무를 하고 있다"고 통해 반박했다.

그러나 국무총리실은 24일 "경찰 인력 재배치가 우선이며, 의경제는 필요시 재도입 검토"라고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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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의경 재도입” 입장 하루 만에 바꿔
경찰 내부서도 “정부에 끌려다닌다” 원성

최근 흉악범죄가 연이어 일어나면서 경찰이 사상 처음으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다. 그러나 현장 인력을 늘리는 대책을 두고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논의 과정에서 서로 엇갈린 설명을 내놓으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찰 수뇌부에 대한 조직 내부의 원성이 높다. 정확한 진단 없이 임시방편만 내놓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지난 20일 “경찰에서 현장 치안에 주로 투입되는 낮은 직급의 인원 부족으로 치안 공백이 우려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른바 비(非) 간부로 분류되는 순경·경장·경사 계급이 대규모 결원이라는 내용이다.

그러자 경찰청은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위 이하 모든 인력(10만4221명)을 치안현장에 직접 투입하고 있으며 경감도 순찰팀원 등 발로 뛰는 현장 실무를 하고 있다”고 통해 반박했다. 이어 조지호 경찰청 차장이 기자들을 직접 만나 “치안공백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적극 해명했다.

그러나 윤희근 경찰청장은 23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의 담화문 발표에 배석한 자리에서 “14만 경찰이라고 하지만 일시점에 길거리에 나가서 활동할 수 있는 경찰력은 3만 명 내외”라며 “일시점 기준 활동 인원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만큼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치안공백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담화문 발표를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어 한 총리는 ‘이상동기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국무총리 담화문’를 발표, “범죄예방 역량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의무경찰제(의경) 재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윤 청장은 의무경찰 제도를 부활시키는 구체적인 시간표도 제시했다. 윤 청장은 “신속대응팀 경력 3500명, 주요 대도시 거점에 배치될 4000명 등 7500~8000명 정도를 순차로 채용해 운용하는 방안을 국방부 등과 협의할 것”이라며 “7~8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무총리실은 24일 “경찰 인력 재배치가 우선이며, 의경제는 필요시 재도입 검토”라고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이에 난감해진 경찰은 결국 조직개편을 통해 부족한 치안인력을 자체 해결하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26일 경찰과 정부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다음 달 시행을 목표로 여러 가지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안팎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1000명가량 늘어난 수사 인력을 대폭 줄여 지구대·파출소 인력을 충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본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내 중대범죄수사과와 사이버테러수사대 등 직접 수사부서를 폐지하고 시·도 경찰청 수사인력도 30%가량 감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통국과 외사국을 폐지하고 범죄 예방·대응 부서를 신설하는 등 흉악범죄처럼 민생치안과 다소 거리가 있는 교통·외사 기능을 먼저 축소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그러나 의경 선발로 현장 인력난을 해소하는 방안이 다시 후순위로 밀리게 되면서, 일선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한 경찰 간부는 “결국 정부가 원하는 대로 수사 권한을 축소, 치안 역량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며 “경찰 지휘부가 정부의 ‘조령석개(朝令夕改)’식 방침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끌려다니는 모습만 보였다”고 지적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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