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49재에 재량휴업"…교육부·교육감 입장차에 '현장 혼란'

교육부 "재량 휴업은 불법 집단행동"
조희연 교육감 "추모 교사 끝까지 보호"

서이초 교사의 49재일인 9월 4일에 각 학교가 재량 휴업일 지정을 고민하는 가운데 교육부가 이를 "불법 집단행동"으로 규정하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감은 "추모를 위해 모인 교사를 끝까지 보호하겠다"고 나섰다. 교육부와 교육감의 입장 차이에 혼란이 더해졌다.

현재 상당수의 학교가 9월 4일 재량 휴업일 지정을 논의 중이다. 몇몇 학교는 이미 재량 휴업일로 결정을 내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 고인이 된 서이초 담임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검은색 복장으로 참석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에 교육부는 24일 "(재량 휴업일 지정은) 2학기 정상적인 학사 운영을 저해하려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재량휴업은 비상 재해와 같은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학기 중에 새롭게 지정할 수 없다. 이번 사안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교육부가 낸 보도 참고자료에는 "불법 집단행동 움직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이날 교원들의 집단 연가 사용도 예의주시했다. "집단 연가 사용은 교원의 경우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아니하는 한 수업일에는 휴가를 사용할 수 없다"면서 "이번 사안은 이러한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안내했다"고 했다.

하지만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온도는 교육부와 전혀 다르다. 조 교육감은 전날 밤 교육청 홈페이지에 '상주의 마음으로 교육 공동체 회복을 호소한다'는 제목의 서한문을 게재하고 "서울 학교에선 학교 사정에 맞는 다양한 방식으로 추모해 주시길 바란다. 재량 휴업을 결정한 학교도 있다. 9월 4일 추모와 애도의 마음으로 모인 선생님들을 끝까지 보호하고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재량휴업을 사실상 허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조 교육감은 "선생님들께 분명히 약속드린다. 아이들을 더 잘 가르치겠다는 열정이 처벌 대상이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이를 법과 제도 개선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했다.

앞서 전국 교사들은 지난달 숨진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다음 달 4일에 집단 연가·병가 등의 방법으로 ‘우회 파업’ 형식의 단체행동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시민들이 고인이 된 교사 A씨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 및 집회'에 대해 무엇보다 어떠한 상황일지라도 소중한 학생의 학습권을 교사 스스로 지키지 않았다는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학교 근무 일정을 마친 저녁 7∼8시경에 추모제를 가질 것을 제안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