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인터뷰] ‘콘유’ 김도윤 “지금까지는 운, 이제 증명할 때”

정진영 2023. 8. 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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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 김도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도윤은 겸손한 배우다. 다작의 공을 ‘운’에 돌리고, 배우로서 장점을 묻는 질문엔 “어느 장소에 던져놔도 거기 있을 법한 사람으로 보이는 인상”이라고 답한다.

국내 여름 기대작들 가운데 ‘밀수’에 이어 2위의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아직 한창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지만, 들뜬 기색 없이 차분하다. 주변에서 몰아치는 파도를 타지 않는 차분함.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도윤의 인상은 그랬다. 아마 그것이 그가 대중예술을 하는 배우로서 가진 강점일지 모른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김도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많은 분들이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러 극장에 와 주시니 감사하죠. 이렇게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고 애정을 주셔서 정말 기뻐요. 며칠 전에 영화 보러 극장엘 갔는데 관객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저도 영화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설레고 기분이 좋았어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지진으로 모든 것이 무너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황궁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몰려들고, 이것이 갈등을 촉발시킨다. 외지인을 받아들일 것이냐 아니면 아파트 주민들끼리 똘똘 뭉쳐 생존할 것인가.

김도윤이 연기한 도균은 초반엔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아파트 정비 사업엔 열심히면서도 굳이 자신이 나설 필요가 없는 일에는 발을 빼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러던 도균이 영화의 중후반부에 날리는 한방은 묵직하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김도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도윤은 도균을 상징하는 대사로 “양심이란 게 있어도 문제고 없어도 문제네요”를 꼽았다. 자신의 영역을 침범받고 싶어하지 않고 자신 또한 남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하지만, 자신이 설정한 양심의 선을 넘으면 결국 움직이고마는.

“초반에는 조금 더 도윤이를 불친절하고 날카로워 보이게끔 그리려고 했어요.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인물로 보일 수 있도록요. 감독님이 도균이는 ‘깔끔쟁이’였으면 좋겠다고 해서 집안도 정돈을 잘했고, 옷도 말끔하게 입으려고 했어요. 이건 약간 스포일러인데 그런 깔끔한 사람이 어느 날 낙서를 허용하잖아요. 그게 바로 도균이가 변했다는 걸 보여주는 신호 아니었을까 싶어요.”
'콘크리트 유토피아' 김도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도윤은 지난 몇 년 간 진짜로 ‘열일’을 했다. 특히 장르물에서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엔 드라이빙 액션 스릴러물인 ‘드라이브’를 비롯해 ‘서울괴담’, 드라마 ‘장미맨션’에 출연했고, 그 전 해엔 호평을 받은 넷플릭스 장르물 ‘지옥’에서 열연을 펼쳤다.

김도윤은 “‘곡성’이란 작품과 인연을 맺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작품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며 “내가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건 거의 다 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운이 운을 타고 계속해서 다음 작품을 물어다 줬다는 것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김도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지금껏 쌓아올린 필모그래피가 어떻게 다 운일 수 있겠는가. 운이 아무리 누군가를 찾아간다 해도 그가 준비돼 있지 않다면 받을 수 없는 법이다. 작품의 인기나 호평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계속해서 겸손한 마음으로 나아가는 것이야 말로 누구도 쉽게 얻기 어려운 내공이다.

그럼에도 운이 컸다는 김도윤은 앞으로도 계속 정진할 생각이다. 그는 “이번 ‘콘크리트 유토피아’ 때도 그랬지만, 다른 잘하는 배우들을 보고 있으면 스스로 모자라게 느껴지고 고민이 되기도 한다”면서 “앞으로 내게 오는 기회들에 최선을 다하고 실력으로 입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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