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각] 밝은 데 애틋하고 슬퍼...우효 ‘민들레’의 깊은 감정선

지승훈 2023. 8. 2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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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효 ‘민들레’ 커버. (사진 = 이너프이너프)
뜰 것 같은데 안 뜬 노래 다들 하나씩은 갖고 계시죠. ‘역주행각’은 일간스포츠가 역주행 가능성이 가득한 K팝 곡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한 번 들으면 두 번 듣게 될 그 노래, 알려드립니다.

“밝은 데 애절한 거 들어봤어?” “활기찬 데 왜 눈물이 날까?”

싱어송라이터 우효의 ‘민들레’를 듣고 난 사람들의 반응이다. ‘민들레’는 우효가 지난 2017년 발표한 싱글 EP의 타이틀곡이다. ‘민들레’는 인디신에서 알만 한 사람은 다 알 정도로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곡으로 평받는다.

독특하면서도 끈적거림 가득한 우효의 보컬과 더불어 전체적인 멜로디를 감싸는 스트링 선율은 곡을 굉장히 풍성하게 만든다. 다수의 아티스트와 협업 경험이 있는 프로듀서 케이지는 “음악에 반전이 있다. 밝게 시작하는 듯하지만 가사는 너무나 감동적이다”며 “이 곡의 포인트는 단연 후렴구다. ‘사랑해요 그대, 있는 모습 그대로’부터 바이올린 세션이 사라지며 한 템포 느려지는 변형된 멜로디 라인은 감동 그 자체다. 사람들이 이 노래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라고 높게 평했다.

‘민들레’가 최근 들어 더욱 조명을 받은 건 한 예능 프로그램에 삽입되면서부터다. 현재 방송 중인 채널A 데이팅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4’에서 한 여성 출연자가 이 노래를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꼽으며 백그라운드 음악으로 등장했다. 풋풋하면서도 애틋한 감정이 오가는 남녀 사이에 곁들여진 ‘민들레’는 해당 여성 출연자의 감정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어냈다. 이 장면을 본 시청자들이 ‘민들레’에 빠졌다는 반응들도 줄을 이었다. 

‘민들레’는 방송 이후 국내 음원사이트 차트 톱100에 이름을 올렸다. 무려 발매한 지 7년이 지나서 일어난 일이다. 멜론 차트 75위, 지니 차트 67위(26일 오전 11시 기준), 비록 대단히 높은 순위는 아니지만 ‘민들레’가 다시금 역주행하는 힘을 가진 노래라는 걸 입증한 셈이다.

‘민들레’는 사랑의 의미를 섬세하게 표현한 노래다. 한 편의 시를 연상케 하는 가사들이 리스너들의 귀를 압도한다. “우리 손 잡을까요? 지난 날은 다 잊어버리고,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첫 도입부 가사다. 사실 이 노랫말부터 ‘민들레’가 건드리는 감정선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화려한 스트링 선율에 반해 노랫말은 짝사랑 하는 사람의 마음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가져봤을 이성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무덤덤하게 읊는 우효의 보컬은 리스너들의 감정을 더욱 자극한다. 

어찌 보면 ‘민들레’가 들려주는 사랑의 의미가 이성에 대한 것이 아닌 곁에 존재하는 가족, 친구에 대한 것일지도 모른다. ‘민들레’ 공식 뮤직비디오에는 시골의 한 소녀가 어린 동생과 마을을 등지고 도시로 떠나 생활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도시 생활 속 소녀가 울먹이며 말하는 대사, “나는 아직도 가끔 그 풀 숲에 숨어 있는 것 같아”. 한 편의 단편 영화를 느끼게 하는 영상미와 노래다. 
우효 ‘민들레’ 뮤직비디오 캡처

‘민들레’의 작사, 작곡 모두 우효의 손에서 탄생됐다. 우효의 싱어송라이터 역량이 극대화된 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역량은 인디신에서만 한정되지 않았다. 그는 4세대 대표 걸그룹인 뉴진스의 히트곡 ‘디토’ 작사에도 이름을 올리며 영향력을 발휘했다. 우효의 음악성이 인디를 넘어 K팝신 내 전천후 활약 중인 것이다. 

노랫말, 멜로디 흐름, 뮤직비디오까지 어느 하나 감정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없다. 4분 남짓 애틋한 감정과 눈물을 흘려보고 싶다면 ‘민들레’를 추천한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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