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 있었길래…한서희, 돌연 "양현석 처벌 원치 않아"

"4년간의 재판…계란으로 바위 치기라 생각"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전 총괄 프로듀서(대표)로부터 협박당했다고 주장한 연습생 출신 한서희 씨가 "양현석 전 대표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한서희 SNS

서울고법 형사6-3부(이의영 원종찬 박원철 부장판사)는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의 공판을 열고 한서희씨와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한서희 씨는 "4년간 재판을 진행하면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지쳤다"며 "내가 바란 건 양 전 대표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뿐이었다. 양 전 대표의 죄를 입증하고 벌 받길 원한다기보다 이 싸움을 그냥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존의 주장을 바꾸지는 않았다. 2016년 8월 마약 혐의로 체포돼 YG 소속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BI·김한빈)의 마약 구매 혐의를 진술하자 양 전 대표가 자신을 사옥으로 불러 "내 새끼가 경찰서에 가는 것 자체가 싫다",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며 진술 번복을 강요했다는 주장이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 관련 첫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양 전 대표 측 변호인이 "협박을 당해 공포감을 느낀 이후에도 다른 YG 소속 가수들과 접촉하고 마약류를 흡연한 것이냐"고 묻자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것이냐"며 항변하기도 했다.

진술을 번복하는 대가로 돈을 약속받고 '딜'을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딜은 양 전 대표가 한 것이 아니냐. 만약 사례를 받았다면 이 사건이 공론화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양 전 대표는 2016년 마약 거래 및 투약 혐의로 체포된 YG 소속 남성 그룹 '아이콘'의 리더 '비아이'(본명 김한빈)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경찰에 이를 제보한 한씨를 회유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 전 대표와 한씨 모두 비아이의 마약 수사와 관련해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사실은 인정했다. 검찰은 양 전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지난해 12월 1심에서 재판부는 양현석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 전 대표가 진술 번복을 요구한 건 맞지만, 한씨가 의사 결정 자유가 침해될 만큼 공포심을 느끼는 상황으로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음 달 27일을 마지막으로 양 전 대표에 대한 재판 절차를 종결하고 최후변론과 검찰 구형을 들은 뒤 선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