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독립군 영웅' 흉상 철거·이전?…"반(反) 헌법적 처사" 반발

박현주 2023. 8. 2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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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육사)가 교내 충무관 앞에 설치된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독립군 양성기관인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철거·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육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군의 역사와 전통을 기념하는 교내 다수의 기념물에 대해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 중에서 2018년 생도들이 학습하는 건물 중앙현관 앞에 설치된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은 위치의 적절성, 국난극복의 역사가 특정 시기에 국한되는 문제 등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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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웅 5인 흉상, 제99주년 3·1절 기념
육사 "국난극복史, 특정시기에 국한…재정비"

육군사관학교(육사)가 교내 충무관 앞에 설치된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독립군 양성기관인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철거·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홍범도장군·우당이회영·신흥무관학교·백야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은 25일 "역사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반(反)헌법적 처사"라고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은 "육사 교정에 세워진 독립전쟁 영웅 흉상을 철거해 독립기념관에 보관이 가능한지에 대한 검토 요청이 있었음을 독립기념관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다"며 "국군의 기원인 독립전쟁의 역사를 뒤집으려는 매우 심각하고 엄중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멀쩡하게 세워진 독립전쟁 영웅들의 흉상을 육사 교정에서 철거하고 기념관으로 옮기라는 지시는 누구의 지시냐"라며 "철거를 지시한 이유를 국민께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관련자는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육사는 기념물 재정비 사업을 통해 공간을 새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난극복 역사가 특정 시기에 국한되지 않도록 국난극복의 역사 전체를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육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군의 역사와 전통을 기념하는 교내 다수의 기념물에 대해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 중에서 2018년 생도들이 학습하는 건물 중앙현관 앞에 설치된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은 위치의 적절성, 국난극복의 역사가 특정 시기에 국한되는 문제 등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육사는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을 다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곳으로 이전하기 위해 최적의 장소를 검토 중"이라면서 "육사 교내에는 학교의 정체성과 설립 취지를 구현하고, 자유민주주의 수호 및 한미동맹의 가치와 의의를 체감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기념물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8년 제99주년 '3·1절'을 맞아 육군사관학교 충무관 앞에 세워진 독립전쟁 영웅 흉상.

논란이 된 독립 영웅 5인의 흉상은 2018년 제99주년 3·1절을 맞아 세워졌다. 우리 군 장병들이 사용한 장병들이 사용한 5.56㎜ 소총 5만발 분량의 탄피 300㎏을 녹여서 만든 것이다.

당시 흉상 제막식에서 육사는 "총과 실탄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음에도 봉오동·청산리 대첩 등 만주벌판에서 일본군을 대파하며 조국 독립의 불씨를 타오르게 한 선배 전우들의 숭고한 나라 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흉상 철거·이전이 국군의 뿌리를 광복군 대신 고(故) 백선엽 장군으로 바꾸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6·25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 등에서 큰 공을 세운 백 장군은 광복 이전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했다는 기록이 있어 친일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다만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백 장군이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만주엔 독립군 자체가 없었다. 그가 친일파가 아니라는 것에 장관직을 걸고 이야기할 자신이 있다"고 지난달 6일 CBS 라디오에서 주장한 바 있다. 또 지난달 국가보훈부는 백 장군의 국립현충원홈페이지의 안장자 정보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문구를 삭제했다.

보훈부는 흉상 철거·이전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에 대해선 보훈부가 직접 반박에 나섰다. 보훈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홍범도장군·우당이회영·신흥무관학교·백야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에서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도 없는 일방적이고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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