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에서] 건강한 정서, 건강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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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현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자꾸 발생하고 있습니다.
서현역 사건도 피의자가 피해망상에 빠져 저지른 일이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당시 종교인들은 안식일에 이런 일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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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현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자꾸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 가운데 정신질환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서현역 사건도 피의자가 피해망상에 빠져 저지른 일이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더 심각한 것은 모방 범죄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끔찍한 사건들 앞에서 불쾌감을 느끼는 것보다 도리어 자신도 그런 일을 저질러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사회가 여러 차원에서 정신 건강 문제를 다룰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교회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생각해 보면 교회만큼 이 문제의 핵심을 다룰 수 있는 공동체도 없습니다. 예수님의 복음은 사람의 중심을 만져주시고 치유해 주시는 능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정서나 정신이 건강해지려면 우선 예수님 앞에서 우리의 모습 그대로를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수치를 가리지 않고 주님께로 나와야 합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은 어느 날 한 여인을 고치신 후 그 일을 목격한 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열여덟 해 동안 사탄에게 매인 바 된 이 아브라함의 딸을 안식일에 이 매임에서 푸는 것이 합당하지 아니하냐?”(눅 13:16)
그 당시 종교인들은 안식일에 이런 일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에게는 사람의 생명보다 종교의 형식이 더 중요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달랐습니다.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보시며 그렇게 가르치셨습니다.(마 16:26) 그날에도 예수님은 귀신들린 여인을 가리켜 아브라함의 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녀의 망가진 모습을 넘어 그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해 주신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주님은 우리 모습 그대로 받으시고 치유하십니다. 우리의 정신적 질환을 포함해 우리의 수치를 결코 수치로 보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가지고 주님 앞에 서야 하겠습니다.
또한 자신의 아픔과 문제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지난 2017년 저는 6개월간 안식년을 가지면서 제 딸에게 상담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딸은 저에게 이런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았던 것입니다. 상담을 통해 저는 그동안 덮어놓고 있었던 아픔들을 꺼내 얘기하면서 마음이 새로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억눌림’에서부터 벗어나는 자유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가장 가까이에서 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가족은 제가 바뀌었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사실 주님의 교회야말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이 아니겠습니까.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서로의 짐을 지워주는 곳이 바로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서로에게 자신의 짐(아픔)을 드러내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체면 문화에 젖어있는 우리 사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상담센터가 있는 것입니다.
할렐루야교회는 5년 전 ‘할렐루야 상담센터’를 설립, 교회 안팎의 성도들과 이웃들을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교회와 분리된 장소에 따로 있고 상담받으시는 분들의 개인정보는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기에 누구라도 부담 없이 들를 수 있습니다. 많은 성도님이 이곳을 통해 혜택을 받으셨으면 합니다. 정서가 건강하면 사회도 건강해집니다. 주님의 백성들부터 건강한 성도, 건강한 시민이 돼 어려워진 우리 사회에 희망이 돼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김승욱 목사
할렐루야교회
국민일보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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