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인플레 너무 높아…필요하면 추가 금리인상"(상보)

권해영 2023. 8. 2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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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목표치 2%로 유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5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필요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매파(통화완화 선호)적 긴축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매파 일변도였던 1년 전 잭슨홀 연설 때 보다는 발언의 톤이 순화됐다는 평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이날 오전 10시5분(미 동부 기준, 한국시간 오후 11시 5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 심포지엄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고점에서 내려온 것은 환영할 만한 발전이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고 밝혔다.

그는 긴축적 통화정책, 코로나19발(發) 공급망 불안 진정으로 최근 물가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인정하면서도 "최근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갈 길이 멀다"고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7월 3.2%로 낮아졌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적절하다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치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제한적인 수준에서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1년 전 잭슨홀 연설에서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다음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선 추가 금리 인상 뿐 아니라 현행 수준에서 동결할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너무 적은 (긴축) 조치를 취하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이상으로 고착화 될 수 있고 조치가 너무 과하면 경제에 불필요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통화정책 방향이 어느 쪽이든 리스크가 따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종종 그렇듯 우리는 흐린 하늘 아래 별에 의존해 항해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를 당부했다.

그는 9월 통화정책 결정은 향후 들어올 데이터에 달렸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다가오는 회의에서 들어오는 데이터, 진화하는 전망 및 위험을 평가하면서 신중하게 나아갈 수 있는 자리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평가를 바탕으로 추가 긴축에 나설지, 아니면 추가 데이터를 기다리면서 정책 금리를 동결할지를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조만간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전환) 즉 금리 인하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는 힌트는 주지 않았다.

최근 확산되는 물가 목표치 상향 주장엔 선을 그었다. 학계 및 정치권 일각에선 Fed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현재 2%에서 3%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2%는 우리의 인플레이션 목표이고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시장에서 주장하는 중립금리 상승 주장에 대한 판단도 배제했다. 그는 "중립금리를 확실히 식별할 수 없다. 제한적인 통화정책의 정확한 수준에 대해선 항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중립금리에 근거한 통화정책 수립은 없을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시장에선 발언의 수위가 지난해 잭슨홀 연설보다는 순화됐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지난해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가계·기업의 고통에도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는 폭탄발언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 '파월 쇼크'를 불러일으켰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애론 최고투자전략가는 "파월은 계속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올해는 그가 통화정책이 얼마나 멀리 왔고,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감소했는지에 대해 만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는 여전히 주의깊게 지켜보고, 아직 할일이 있다는 생각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소화하며 장초반 현재 보합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28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31%,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1% 상승 중이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06% 빠지고 있다. 파월 의장의 연설 이후 시장이 급락했던 작년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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