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리츠’?...韓 오피스는 나름 순항 [MONEY톡]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3. 8. 2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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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로 여겨졌던 리츠(REITS, Real Estate Investment) 시장이 되살아날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서서히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리츠는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삼은 펀드(부동산투자신탁)다. 부동산에 투자해 시세 차익을 노리거나 배당을 받는다. 국내 상장한 주요 리츠 예상 배당수익률은 6~7%대에 달한다(한국리츠협회). 이처럼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에 안정 투자처로 인기를 끌었다.

금리 정점에 배당 매력
최근 몇 년 새 리츠를 바라보는 시선은 우려 일색이었다. 가파른 금리 인상 때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는 대부분 큰돈을 빌려 사업을 추진한다. 이 때문에 조달금리가 오르면 사업성이 떨어진다. 리츠 수익은 줄어들고,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떨어진다. 높은 실물 시장 가격대와 높은 금리는 기초자산 가치 상승이 어려워지는 원인이 된다. 아울러 코로나19 국면에 재택근무가 늘어나며 상업용 부동산 수요가 떨어졌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미지=포토파크]
분위기가 돌아선 건 올해 하반기 들어서면서다. 우선 미국 금리 인상이 곧 마무리된다는 시장의 인식이 리츠를 다시 쳐다보게 만들었다. 지난 7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미국 기준금리는 5.25~5.5%까지 뛰었다. 2001년 1월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더 이상은 오르기 힘들다는 견해가 주류로 부각됐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실 논란이 잠잠해지고 있다는 점도 리츠에는 호재다. 미국 오피스 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유럽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업체 코스타그룹에 따르면, 미국 내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1년 전보다 상승했지만 빌딩별로 편차가 있다. 미국 주요 도시의 오피스 평균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 2분기 기준 17.5%로, 작년 2분기 15.5%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뉴욕 맨해튼 오피스의 평균 공실률은 지난 2분기 기준 15%까지 올랐다. 하지만 공실률이 낮은 빌딩의 비중이 적지 않다는 게 코스타그룹 분석이다. 뉴욕 오피스의 경우 공실률 5% 미만 빌딩이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공실률 20% 미만 빌딩은 전체의 80%에 이른다. 지난 2010년 이후 준공된 신축 빌딩의 경우 공실률 낮은 건물의 비중이 더 높다.

국내 상장 리츠의 경우 미국 부동산에 좌우될 이유가 없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미국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투자 심리가 약해질 수는 있지만 국내 오피스 시장은 아직 탄탄하다는 설명이다.

컬리어스글로벌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전 세계 평균 대비 재택근무의 비율이 낮고 통근 거리는 짧다. 오피스의 밀도는 글로벌 평균 대비 높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약 2.3%로 아시아 태평양 평균 공실률(약 10%)보다도 월등히 낮다. 서울의 2022년 오피스 공실률은 6.4%를 기록했는데, 1년 만에 크게 회복한 수치다.

국내 부동산 투자도 크게 늘었다. CBRE코리아는 지난 2분기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 규모는 전분기 대비 72% 증가한 3조8307억원이라고 밝혔다.

리츠 시장 회복을 기대하며 국내 상장 리츠도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국내 최대인 SK리츠는 9월 증자를 추진하며 SK하이닉스 수처리 시설을 품게 됐다. 총자산 4조2000억원으로 몸집을 불려 ‘공룡 리츠’가 탄생했다. 2위권인 롯데리츠(2조3300억원), ESR켄달스퀘어리츠(2조2600억원)와의 격차를 2조원 수준으로 벌리며 독보적인 덩치를 자랑하게 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8월 9일 국내 상장 리츠를 선별적으로 담는 ‘이지스 라이징 K리츠 펀드’를 내놨다. 이 펀드는 성장하는 국내 상장 리츠를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총자산 50% 이상을 국내 상장 리츠에 투자해 안정적인 배당과 자산 가치 상승을 노리겠다”는 게 이지스자산운용의 설명이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일러스트 포토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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