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측 "신빙성 없으니 이제와 번복" vs 한서희 "처벌 원치 않는다" (엑's 현장)[종합]
(엑스포츠뉴스 서울고등법원, 조혜진 기자)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 측과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가 여전한 입장 차를 보이며 진실공방을 이어갔다.
25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부장판사 이의영 원종찬 박원철)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에 대한 항소심 4차 공판을 열었다.
양현석은 2016년 YG 소속이던 그룹 아이콘 출신 비아이(김한빈)의 마약 수사를 무마시키기 위해 공익제보자 한서희를 협박, 회유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비아이의 마약 혐의를 제보했던 한서희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를 번복했고, 이후 2019년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진술 번복에 양현석과 YG의 외압이 있었다고 신고했다.
검찰은 1심 결심공판에서 양현석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지만,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한서희의 일관되지 않은 진술 외에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며 양현석을 비롯한 피고인 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법리 해석 오류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4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재판에는 한서희가 증인으로 참석해 긴 시간 심문에 임했다. 현재 마약 혐의로 복역 중인 그는 1심부터 이어지는 양현석의 외압이 있었다는 당일에 대한 여러 질문에 다시금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현석에 대한 처벌 의사와 관련해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다시 한번 "처벌 원하냐"는 물음이 이어지자 한서희는 "이건 최후변론처럼 될 수도 있는데, 재판장님께도 말씀드리고 싶은 이야기"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6년 전부터 지금까지 가수 연습생 출신이라는 수식어밖에 못 붙을 일반인과 공인 모호한 경계선 안에 살았다. 그 시간동안 관심과 비난을 받는 게 힘들었다.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생각이 든다. 4년동안 이어져 오다보니까 저도 너무 지치고"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이어 한서희는 "양현석 씨의 잘못에 대한 인정과 진심 어린 사과만을 바랐던 것 같다며 "1심 때부터 증인 왔다갔다 8, 9번 반복하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피고인들이 잘못 인정하고 사과하는 걸 받길 원했다. 그럴 기미가 없어서 유감스럽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저는 이 싸움을 끝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죄를 입증하고 벌 받길 원한다기 보다는 이제 아무도 미워하고 싶지가 않다.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기 위해서 재판이 저로 인해 잘못되면 안 되니까 출석한 거다. 그냥 진심어린 사과 있었으면 이 재판까지 안 왔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검찰 측의 신문 후 양현석 측 반대신문이 이어지기 전. 한서희는 "진술 거부권 써도 되냐"고 물으며 "반대신문 전체를 거부하고 싶다. (할 때마다) 탈모가 올 정도로 저를 너무 괴롭혔다"고 토로했다.
재판부는 동일한 기회를 주겠다고 했고, 이에 양현석 측 법률대리인의 반대신문이 시작됐다. 양현석 측은 "1심에서 재판에서 증언 신빙성 없어서 역으로 처벌을 받게 될 상황이 되니 할 수 없이 '처벌 바라지 않는다' 그런 취지의 말 하신 거 아니냐. 너무 늦었다"고 앞선 한서희의 입장에 반응했다.
그러자 한서희는 "저를 너무 유치하고 졸렬하게 보시는 것 같은데 그게 아니다. 저도 복역하다 보니까 재판받는 게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알고, 전 이제 누굴 미워하고 싶지 않다"며 재차 울컥했다.
또한 한서희는 조사를 수십차례 많이 받은 이유에 대해 "이 사건은 제 진술 하나밖에 없으니까"라고 답했다. 또 변호인은 한서희가 백화점 쪽에서 셀카를 촬영한 시간과 메신저 대화 시간, YG 사옥 도착 시간 등에 대한 시간적인 오류를 짚었다.
이에 한서희는 "시간대로 기억할 수는 없고 상황이나 뇌리에 박힌 장면들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제 기억으로는 남산의 아파트에서 카니발이 해가 지기 전에 저녁 무렵 해가 떠있을 때 앞에 있었고 그 차에 탔다. 마포대교 이정표도 해가 완전히 다 지기 전이다. 대조해 보면 어폐는 있지만 제 기억으로는 그거다. 전 그대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서희는 또한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 폭행이나 욕설이 없었다고 해서 협박이 아니라고 보는 게"라며 탄식했다. 그러면서 "동료 변호사님 중에서도 친하다가도 갑자기 화내면 무서움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있을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2시간 동안 어떤 말을 했는지 알 수 없다"고 했고, 한서희는 "저도 기억하고 싶은데, 시간이 흐르면 기억에 남거나 뇌에 박히는 말만 기억나지 않나. 제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느 부분만 이야기한 것"이라고 입장을 고수했다.
양현석 측은 "2시간 들은 내용 치고는 너무 기억이 없다"고 재차 물었고, 한서희는 "초반에는 (저를) 달래려고 했다. 증거물 보고 돌변하신 거다. 두려움 느낀 부분의 멘트를 기억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날 변호인 측은 메신저 대화 내용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확인한 한서희는 "처벌 원하지 않는다며 울었던 게 후회된다. 미리 이야기해주시지"라고 이야기해 이목을 모았다.
한편, 양현석에 대한 다음 기일은 9월 27일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엑스포츠뉴스DB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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