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이라던 종이빨대의 배신…"플라스틱만큼 유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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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재로 등장한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만큼이나 인체와 환경에 유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벨기에 연구진은 자국에서 유통되는 39개 친환경 빨대 브랜드 제품을 대상으로 과불화화합물(PFAS) 함유 여부를 검사했다.
연구진은 종이 빨대의 PFAS 검출 비율이 높은 이유를 방수 코팅 등에 PFAS가 쓰였기 때문일 수 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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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빨대 제품 90%에서 PFAS 검출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재로 등장한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만큼이나 인체와 환경에 유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벨기에 연구진은 자국에서 유통되는 39개 친환경 빨대 브랜드 제품을 대상으로 과불화화합물(PFAS) 함유 여부를 검사했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분석 결과, 39개 제품 중 69%인 27개에서 PFAS가 검출됐다.
PFAS, 20개 빨대 제품 중 90% 검출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PFAS는 자연적으로는 잘 분해되지 않는 데다 인체나 동식물, 환경 등에 유해해 세계 각국에서 규제를 추진 중인 물질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종이 빨대 20개 제품 중 2개를 제외한 18개(90%) 제품에서 PFAS가 나왔다. 대나무 빨대는 분석 대상 5개 제품 중 4개(80%)에서, 플라스틱 빨대는 4개 중 3개(75%)에서 PFAS가 검출됐다. 유리 빨대는 5개 중 2개(40%)에서만 PFAS가 검출됐으며, 스테인리스스틸 빨대에서는 PFAS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에 참여한 벨기에 앤트워프대학 소속 환경과학자 티모 그로펜 교수는 "미국에서 널리 쓰이는 식물 성분 빨대에서 PFAS가 검출된 것을 계기로 벨기에 내 슈퍼마켓과 식당 등에서 사용되는 빨대의 실상을 확인했더니 이러한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종이 빨대의 PFAS 검출 비율이 높은 이유를 방수 코팅 등에 PFAS가 쓰였기 때문일 수 있다고 보았다.
빨대에서 확인된 PFAS는 모두 18종이었는데, 이 중 가장 많이 검출된 PFAS는 과불화옥탄산(PFOA)이었다. 세계 최대 화학기업인 듀폰이 생산한 과불화옥탄산은 프라이팬이나 일회용 음식 용기 등의 코팅 재료로 많이 쓰이다가 발암물질 논란이 일면서 2020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과불화옥탄산 외에도 트리플루오르아세트산(TFA)과 트리플루오르메탄설폰산(TFMS) 등 물에 잘 녹는 '초단쇄(超短鎖)' PFAS로 분류되는 물질들이 실험 대상 빨대에서 검출됐다.
다만 연구진은 빨대에 함유된 PFAS가 음료 등에 실제로 녹아 나오는지 여부는 이번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다. 연구진은 PFAS의 체내 축적 정도가 낮고 대다수의 사람은 가끔만 빨대를 사용하는 데다 PFAS의 체내 축적 정도가 낮기 때문에 빨대의 인체 유해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로펜 교수는 "그 자체로는 해가 없을 미량의 PFAS라도 이미 체내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부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종이나 대나무 등 식물 기반 재료로 만든 빨대는 종종 플라스틱 빨대보다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이라고 선전되지만, PFAS가 든 빨대를 보면 이런 광고는 진실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최초, 세계 두 번째로 진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국제학술지 '식품첨가물과 오염물(food additives and contaminants)' 최신호에 실렸다.
"종이 빨대, 플라스틱보다 온실가스 배출 더 많다"한편 생산 및 배출 과정에서도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유해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플라스틱 대체 기술 연구 기업 롤리웨어(LOLIWARE)의 기후정책 책임자인 카루나 라나가 쓴 미국 미시간공과대학(MTU) 석사 논문에 따르면 빨대를 일반폐기물로 배출할 경우, 에너지 수요량과 지구 온난화 잠재력 측면에서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더 유해하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종이 빨대를 버릴 때 에너지가 더 많이 드는 데다 온실가스 배출 가능성까지 높아진다는 것이다. 부피가 작고 음료와 이물질로 오염된 종이 빨대는 사실상 재활용이 힘들다.
또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종이 빨대를 생산할 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플라스틱 빨대 원료인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할 때보다 5배 이상 많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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