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희-금감원 2차 공방 “특혜는 허위사실” vs.“정상적 환매 아냐”
‘특혜성 환매’ 의혹을 받는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의혹을 제기한 금융감독원이 정면 충돌했다. 금감원을 항의 방문한 김 의원은 “허위 사실”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정상적 환매가 아니었으므로 혜택을 받은 것”이라며 재반박에 나섰다.
25일 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2억을 돌려받은 적이 없다. 수천만원 상당의 손해를 봤다”며 “특혜성 환매는 허위 사실이자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라임마티니4호 펀드 등에 투자한 투자자는 저를 포함해 총 16명이었고, 이들 모두 미래에셋의 권유를 받아들여 동시에 환매했다”면서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을 만난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 원장이 저의 항의에 수긍하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특혜성 환매 과정에 개입한 증거가 없고, 그럼에도 자신을 특정해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하기로 이 원장이 약속했다고 했다.
반면 금감원은 입장문을 통해 “라임의 60여개 개방형 펀드 중 유독 4개 펀드에서만 다른 펀드의 자금을 가져오거나 고유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환매가 이뤄졌다”며 “유동성 부족으로 정상적인 환매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나 라임이 불법적인 자금지원으로 투자자의 손실을 축소하고 일부 회피하도록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투자자의 손실 발생여부와 관계없이 이를 특혜성 환매로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환매 중단 사태로 피해를 입은 것에 비하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투자금 일부라도 돌려받은 게 ‘특혜’나 마찬가지란 얘기다.
또한 이 원장의 사과 여부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백혜련 정무위원장 및 김 의원의 요청으로 오늘 오전 김 의원실을 방문해 어제 브리핑과 관련된 언론 보도 내용에 대한 입장을 청취한 것”이라며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앞서 지난 24일 금감원은 투자자에게 1조 7000억원대 피해를 준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이 다선 국회의원 등 유력 인사에게 펀드 투자금을 미리 돌려준 사실이 금감원 추가 검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라임은 대규모 환매 중단 선언(2019년10월) 직전인 2019년 8~9월 다른 펀드와 운용사 자금을 털어 특정 투자자에게 환매해줬다. 농협중앙회(200억원)와 상장회사 B(50억원), 다선 국회의원(2억원) 등이 대상이라고 금감원은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이것을 특혜성으로 보고 있다.
검찰도 ‘라임 사태’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다. 특혜성 환매 의혹이 우선 수사 대상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단성한 부장검사)는 전날 금감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라임 펀드 환매와 관련한 당국의 검사기록 등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라임이 일부 유력인사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줬는지, 이 과정에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 본다는 방침이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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