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아내 살해 무죄' 남편 또 승소…보험금 벌써 90억 타갔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만삭 아내를 살해했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받은 50대 남편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또 이겼다. 이 남편이 재판을 통해 인정받은 보험금만 이미 9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법 민사27-2부(부장 지영난 박연욱 이승련)는 25일 이모(53)씨와 그의 자녀가 라이나생명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라이나생명보험이 이씨와 자녀에게 2억여만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하고, 올해 6월부터 내년 8월까지 매달 200만원씩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했으나, 2심은 이씨의 청구를 대부분 받아들였다.
이씨는 2014년 8월23일 승합차를 운전하다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동승했던 임신 7개월의 캄보디아 출신 아내(당시 24세)가 숨졌다.
사고 후 검찰은 이씨가 2008∼2014년 아내를 피보험자로, 자신을 수익자로 한 보험 25건에 가입한 점 등을 들어 살인·보험금 청구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이씨가 가입한 총 보험금은 원금만 95억원이며 지연이자를 합치면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법원은 "범행동기가 선명하지 못하다"며 살인·사기 등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2021년 3월 금고 2년을 확정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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