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 축소... '소통' 강조했던 클린스만과 협회의 모순 행보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A대표팀 명단 발표가 일부 축소된다. 소통을 강조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취재진과 만날 기회가 줄어드는 셈이다.

A대표팀 명단 발표 절차에 일부 변화가 생긴다. 선수 발탁에 대한 클린스만 감독의 설명은 보도자료에 간단히 포함되고, 세부적인 내용은 소집 첫날 취재진과 만나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공식적인 기자회견은 경기 전, 후에만 진행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5일 "선수 명단이 발표된 뒤 부상 등 여러 이유로 명단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이미 선수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명단이 바뀌면 아이러니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기본적인 A매치 명단 발표는 이제 보도자료로 한다. 예전에도 해외 원정 경기는 보도자료로 해왔다. 월드컵이나 주요 대회 기자회견은 한다"고 전했다.

당초 화상으로 A매치 소집 명단 발표를 진행할 거라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아니다. 9월 A매치도 보도자료로 한다고 했는데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답했다.

명단 발표 기자회견은 홍명보 감독 시절부터 파울루 벤투 감독까지 계속 이어져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면 기자회견이 어려웠을 때는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서라도 실시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앞서 3월, 6월 A매치 명단 발표를 직접 진행했다. 그런데, 9월 명단 발표를 앞두고 갑자기 기자회견이 사라졌다. 클린스만 감독의 원격 근무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이같은 결정이 나왔다.

취임 당시 '소통'을 강조했던 모습과는 다른 행보다. 클린스만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미디어와 많은 소통을 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6월 A매치 이후 갑작스럽게 열린 기자회견의 이유도 소통을 위해서였다. 당시 축구협회는 "클린스만의 미디어 플랜 중 하나다. 한국 미디어도 배우고,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도 이야기하는 자리다. 클린스만호 외국인 코치들도 소개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에는 역시 클린스만 감독의 계획이라며 다소 뜬금없는 시점에 일부 매체들과 화상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는데, 정작 꾸준히 이어져온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줄이기로 하면서 '소통을 많이 하겠다'고 말한 의미가 퇴색됐다.

클린스만호는 다가오는 9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첫 승'을 노린다. 다음 달 8일과 13일에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 연이어 맞붙는다. 두 경기는 각각 웨일스의 카디프시티스타디움, 영국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열린 A매치 4경기에선 콜롬비아, 우루과이, 페루,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2무 2패를 기록했다. 원격 근무, 기자회견 축소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좋지 않은 결과가 계속 이어진다면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