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한복판에서 비즈니스로 복음 전하는 게임 체인저”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서 선교적 사명 이루도록 도전·격려
사회적기업 러블리페이퍼를 운영하는 기우진 대표는 십 년 전 동네에서 마주친 어르신들을 보면서 고령화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 3개월간 폐휴지를 줍는 어르신들을 사진 촬영하다 이들과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됐고 이들의 어려움마저 들여다보게 됐다.
기독교 대안학교 교사였던 그는 폐휴지를 수집하는 어르신의 발걸음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드리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며 기업가로 투신하게 됐다. 폐지수집 어르신들을 ‘자원재생활동가’로서 자긍심을 갖게 하고 이들이 만든 폐휴지로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남기웅 커넥트픽쳐스 대표는 치열한 영화 비즈니스계에서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영화를 보급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대표작인 다큐멘터리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와 영화 ‘교회오빠’ 외에도 영화 ‘귀향’ ‘폴란드로 간 아이들’ 등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들이 그의 손을 거쳐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남 대표는 “지난 작품들을 돌아보니 일본군위안부, 해외 입양인, 한인 디아스포라, 암 환우 등 하나님이 한국 근현대사에 있어 마음 아파하신 영역들을 맡겨주신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한국 영화 시장에서 기독 영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0.1%가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이런 영화가 세상 한복판에서 상영될 때 복음의 메시지가 선포된다고 생각해 사역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벤처 영화 과학기술 등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선교적 사명을 이루는 ‘게임 체인저’(판을 흔들어 시장의 흐름이나 판도를 뒤집도록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비즈니스선교연합체 IBA(International Business Alliance)가 25일 서울 양천구 한사랑교회에서 개막한 ‘IBA 서울콘퍼런스 2023’에서다. 26일까지 진행되는 콘퍼런스 주제는 ‘BAM: 게임 체인저’로 열렸다.
하나님 나라의 청지기로서 비즈니스를 통해 실제적 변혁을 만드는 기업인, 지역교회 목회자, 선교단체 대표와 현장선교사 등 다양한 BAM(Business As Mission·선교로서의 비즈니스) 현장가들이 글로벌 선교, 이주민 시대, 통일한국 비전, 일터 현장 등에 대해 영감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다니엘 IBA 사무총장을 비롯해 신영진(SIENNA Korea) 정원혁(디플러스) 대표, 나종일 루트임팩트 부문장, 정민영 선교사 등이 강사로 나섰다.
IBA는 2007년 중국 상하이한인연합교회에서 시작돼 7회 대회인 2013년부터 서울에서 ‘IBA 서울콘퍼런스’로 열리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 당연하게 인식된 BFM(Business For Mission·선교를 위한 비즈니스) 개념을 넘어 ‘비즈니스가 곧 선교’라는 인식이 확대되는데 이바지했다.
이번 콘퍼런스에 참석한 400여명은 대부분 20대부터 40대까지 젊은 층으로 구성됐다. 한국교회가 젊은 세대와 비즈니스 선교를 매개로 소통할 수 있는 긍정적 메시지를 확인한 셈이다. IBA는 참석자들이 다양한 이슈 그룹 등에서 소통하며 향후 동역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영역별 네트워킹 모임’을 마련했다.
열방네트웍선교회, 나우미션, IJM 등 7개 비즈니스 선교단체, NGO 등이 부스를 운영하며 비즈니스 선교 관심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박람회도 열렸다.
IBA 공동대표인 엄기영 목사는 “그동안 많은 선교사를 보내는 것에만 집중한 한국교회가 최근 그리스도인의 성숙하지 못한 삶에 대해 자성하며 삶의 본질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제는 선교가 통합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선교를 가르쳐 지키게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IBA 콘퍼런스에 참석했다는 중국인 여성 쿠이얜쉬(34)씨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터에서 복음을 증거하도록 돕는 콘퍼런스에 많은 은혜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하진(18)군은 “선교단체를 운영하며 선교지의 필요를 채우는 사역에 동역하고 있는데 비즈니스 선교 정보를 얻고 동역자들과 교류하고 싶어서 참석했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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