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맴돌며 세지는 9호 태풍 사올라…'늦여름 악몽' 한국 긴장
필리핀 마닐라 북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9호 태풍 ‘사올라’의 진로에 기상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오후 3시 발생한 사올라는 25일 현재 일반 수준의 태풍 강도로 필리핀 북동쪽 해상에 머물고 있다. 태풍의 방향에 영향을 주는 ‘지향류’의 부재로 사올라는 당분간 이 지역을 맴돌 전망이다. 보통 태풍이 같은 지역을 맴돌 경우에는 세력이 약화하는데, 현재 필리핀 북동쪽 해상의 수온이 매우 높아 사올라의 세력은 점점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올라는 베트남의 희귀 동물에서 따온 이름이다.
‘매우 강’ 상태로 북진하는 사올라
기상청은 사올라가 26일 오전 3시 태풍 강도 ‘중’으로 세력을 키우며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 27일 오전 3시 마닐라 북동쪽 약 430㎞ 해상에서 ‘강’으로 발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오전 3시부터는 ‘매우 강’ 상태로 북서진을 시작할 전망이다. 30일 오전 3시에는 마닐라 북북동쪽 약 730㎞까지 ‘매우 강’ 상태를 유지하며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이후 진로는 예상하기 어렵다.
사올라가 30일 이후에도 북서진을 계속한다면 대만과 중국 상해 부근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되지만, 7호 태풍 ‘카눈’처럼 진로를 북동쪽으로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아직은 사올라의 30일 이후 진로에 대해 예측할 수 없다”며 “27일 이후 예상 진로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늦여름과 초가을에 심한 태풍 피해를 겪은 경험이 많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여름내 한반도를 덮다가 한반도 동쪽으로 물러나며 북태평양 가장자리를 따라 올라온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거나 동해 부근으로 북상해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2002년 초가을 한국에 최악의 피해를 남긴 태풍 ‘루사’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며 가장자리를 따라 북진해 한반도에 상륙했다.
태풍 ‘담레이’는 한반도 영향 없을 가능성↑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일본 동쪽에 있는데, 이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담레이가 28~29일 도쿄 동쪽 해상과 삿포로 남부 해상을 지난 뒤 소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의 위치가 30일까지는 한국 쪽으로 확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담레이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다만 현재 한반도 주변 기압계의 양상이 매우 복잡해 태풍의 향후 진로 변동성도 크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한반도 북동쪽 중국 대륙과 일본 동쪽에 각각 거대 고기압이 위치한 가운데 중국 내륙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한반도를 종종 지나가며 궂은 날씨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 북동쪽과 괌 북동쪽에서 태풍 2개가 연달아 발생한 것도 또 다른 변수다. 오는 28~30일 사이에는 또 다른 열대 저압부(태풍 발달 전 단계)가 10호 태풍이 발생한 괌 북동쪽 해상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말 폭염, 다음 주 궂은 날씨 예상
경상권과 강원 영동 지역에는 비가 산발적으로 내릴 수 있는 대기의 조건이 형성돼 있다. 다음 주 초(28~30일)는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다만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공기의 남하 정도와 태풍 발달 정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정도에 따라 강수량과 강수 집중 구역의 변동성이 크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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