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은 곧 교회 소멸…“교회가 지역에 청년 일자리 창출 도와야”

손동준 2023. 8. 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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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중앙교회, 벤처투자 전문기업과 손잡고 ‘로컬센터’ 조성…10월 입주기업 모집
지난달 21일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에서 어번데일벤처스와 새중앙교회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윤은성(왼쪽) 새중앙어번데일로컬센터장과 황덕영(가운데) 새중앙교회 목사, 권혁태 어번데일벤처스 대표. 새중앙어번데일로컬센터 제공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교회가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에 나선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과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을 뜻하는 크리에이터(Creator)의 합성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역의 자연환경, 문화적 자산을 소재로 창의성과 혁신을 통해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가’로 로컬크리에이터를 정의한다.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황덕영 목사)는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을 위해 교회 인근에 신생창업기업 전용 공유업무공간 새중앙어번데일로컬센터(센터장 윤은성 목사)를 조성했다. 오는 10월부터는 종교와 상관없이 입주기업을 모집한다.

센터 이름인 어번데일은 로컬 전문 투자사 어번데일벤처스(대표 권혁태)에서 따왔다. 교회는 지난달 21일 어번데일벤처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어번데일벤처스는 청년창업펀드와 도시재생펀드 등을 운용한 경험과 부산에서 지역 새싹기업을 육성한 경험을 보유한 벤처투자 전문기업이다. 양 기관은 교회와 전문기업의 협력모델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윤은성 새중앙어번데일로컬센터 센터장이 25일 IBA포럼이 열린 서울 양천구 한사랑교회에서 로컬크리에이터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윤은성 새중앙어번데일로컬센터 센터장은 2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대학 졸업생의 경우 지방에 취업하는 비율은 12%인데 반해 지방 대학 졸업생이 수도권에 취업하는 비율은 40%”라며 “지방 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한 수도권 이동은 지방 소멸의 핵심 원인”이라고 소개했다.

2021년 감사원이 발표한 인구구조변화 대응실태 감사보고서에도 지방 소멸의 원인이 일자리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음이 나타난다. 수도권 대학 졸업자들의 경우 지방 대학 졸업자들보다 첫 일자리 소득이 높다. 윤 목사는 “수도권 대학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일자리 역시 수도권에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 수도권으로의 취업을 선호한다”며 “자연스럽게 지역에는 청년이 줄고 저출산 문제와 겹쳐 지방 소멸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목사는 “정부에서는 지방 소멸의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며 해마다 거액을 들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센터에서는 정부와 청년들을 연결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장관 이영)는 지역 청년의 창업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2020년부터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을 신설해 지역가치 창업가를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지난 1월 2023년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 지원자를 모집하면서 “2022년까지 지원받은 790개사가 지원 기간 동안 매출액 1644억원, 신규고용 1530명, 투자유치 206억원을 달성하는 등 지역에서 성과창출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목사는 “이 일은 교회와도 무관하지 않다”며 “청년들이 머물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에 교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이 사라지면 지방도 사라지고 지방이 없으면 교회도 무사할 수 없다는 것. 그는 “로컬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할 골목상권에는 교회가 있기 마련”이라며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교회가 어떻게 참여할지 길을 열어주고 선교의 접촉점을 만들어주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황덕영 새중앙교회 목사는 “새중앙교회가 청년들의 삶에 관심을 두고 공간을 내주었듯 지역 교회들이 청년들에게 일 할 장소를 마련해주는 사례가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입주 기업의 성패도 중요하지만 교회가 이런 일도 한다는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센터에서는 청년들을 발굴해 우수한 새싹기업으로 육성하고 로컬크리에이터 전용 팝업스토어를 개설해 지역상권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임성훈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파트너, 김우겸 더웰스인베스트먼트 전무 정태균 네모파트너즈 상무가 전담 멘토로 입주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부산과 강릉의 로컬센터와 협업을 통해 입주한 창업자들이 전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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