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성범죄 감형' 논란 이균용 "권고범위 내" 해명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서울고법 재직 시절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의 형량을 별다른 이유 없이 감형해줬다는 논란과 관련해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신중하게 형량을 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에 지명된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5일 이 후보자는 입장문을 배포하고 "항소심에서 하급심의 양형 편차를 최소화하고 객관적인 양형을 실현해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양형기준에서 제시한 권고 형량 범위를 참고해 적절한 형을 선고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논란이 된 사건은) 권고형 범위인 징역 4년∼10년8개월을 고려해 도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후보자가 재판장을 맡았던 서울고법 형사8부는 2020년 11월 미성년자의제강간·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7년으로 형량을 줄였다. 이 후보자가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이 판결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A씨는 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만 12세의 피해자를 세 차례 간음하고 가학적인 성적 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범행을 자백하는 점, 20대의 젊은 나이로 개선과 교화의 여지가 남아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중형을 선고해야 함은 분명하다"면서도 "(형량은) 범죄와 형벌 사이의 균형, 범행에 상응하는 책임의 정도, 범죄에 대한 응보, 일반예방·특별예방의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정해야 한다. 이 기준에 따라 앞서 본 정상들을 종합해 보면 원심이 선고한 징역 10년의 형은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