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진짜 총선위기는 민주당 아닌 국민의힘

2023. 8. 2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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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더불어민주당의 위기를 말한다.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에 대한 여론의 평가와는 별개로, 민주당을 향한 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편이다.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변신하는 상황은 국민의힘의 위기를 의미한다.

그래도 수도권 지지율이 민주당에 앞서고 있다는 낙관론이 국민의힘 내부에는 존재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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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더불어민주당의 위기를 말한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계속되는 가운데 당 지지율이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서 민주당에는 ‘방탄 정당’이라는꼬리표가 달렸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중도층의 이반을 낳았던 강성 팬덤 정치도 여전하니 윤석열 정부 지지에서 이탈한 부동층이 민주당으로 이동하지도 않고 관망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에 대한 여론의 평가와는 별개로, 민주당을 향한 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편이다.

그런데 민주당에는 선거를 앞둔 위기 상황에서 변신의 능력을 발휘해온 경험과 역사가 있다. 2016년 총선을 앞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영입하여 반전의 승부극을 펼쳤던 것이 대표적인 일이다. 당시 문재인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부여했고 김 위원장은 ‘친문공천학살’까지 하면서 새누리당의 압승이 예상되던 선거에서 민주당을 1당으로 만들었다. 그랬던 민주당이 지금 이대로 선거를 치를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 시간이 문제일 뿐 결국 이 대표는 일단 2선으로 후퇴하고 중도 확장성을 갖는 인물에게 총선 책임을 맡길 것이다.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변신하는 상황은 국민의힘의 위기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보여온 국민의힘의 자기 변화 능력은 낙제점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대선에서 다수의 국민이 정권교체를 선택했던 데는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바람이 실려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국민의힘은 ‘용산’만 바라볼 뿐 자기 쇄신과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지 못해왔다. 정국의 의제도 대부분 윤석열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고 여당은 그에 따라가는 데 급급했다. ‘용산’과 민심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며 국민이 원하는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새로운 어젠다를 고민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혀 새롭지 않은 보수를 국민들이 언제까지 지지해줄 것이라고 믿은 것일까.

그래도 수도권 지지율이 민주당에 앞서고 있다는 낙관론이 국민의힘 내부에는 존재하는 듯하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 대표 체제’를 불변의 것으로 전제한 데 따른 착각일 뿐이다. 민주당에서 이 대표가 물러서고 중도 확장형 리더십이 세워지는 순간, 국민의힘이 누려왔던 반사이익은 소멸한다. "대통령과 장관만 보이고 우리 당과 당 대표는 안 보인다"면서 "총선에서 수도권 위기론은 현실"이라고 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진단이 현실에 가까워 보인다.

윤 대통령이 선도하고 국민의힘이 뒷받침하는 국정의 방향이 갈수록 보수 일변도로 가고 있다는 진단들이 많다. 지난 대선 승리를 낳았던 중도 확장의 길을 버리고 보수 대연합의 길을 갈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보수층의 결집만으로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심각한 오판이다. 22대 총선을 그렇게 진영 간의 대결 구도로 가져가는 것은 정치공학적으로도 어리석은 일이지만, 무엇보다 진영 대결의 정치에 식상할 대로 식상한 국민들의 뜻에 반하는 길이다.

여야 공히 선거에서 중도층의 지지를 더 많이 얻어야 이길 수 있음은 선거 교과서 첫 장에 나오는 얘기이다. 정답지가 뻔히 있는데도 들춰보려고도 하지도 않는 안이한 광경이 정치에서는 다반사로 일어난다. ‘카르텔’은 정치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집권 세력이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길을 잃게 될 갈림길에 지금 서 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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