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선수 '강제 입맞춤' 스페인 축구협회장, 끝내 사퇴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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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우승 시상식에서 선수에게 기습 입맞춤을 한 스페인 축구협회장이 끝내 사퇴하기로 했다.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꺾으면서 남자 대표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에 이어 남녀 대표팀이 모두 월드컵 정상에 오르는 업적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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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 기자]
▲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의 사퇴 결정을 보도하는 CNN방송 |
ⓒ CNN |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우승 시상식에서 선수에게 기습 입맞춤을 한 스페인 축구협회장이 끝내 사퇴하기로 했다.
AFP통신·CNN방송 등은 25일(한국시각)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이 이날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관련 기사 : '기습 입맞춤' 당한 스페인 여자선수 "축구협회장 처벌해야").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꺾으면서 남자 대표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에 이어 남녀 대표팀이 모두 월드컵 정상에 오르는 업적을 이뤘다.
여자월드컵 시상식서 선수들한테 '강제 키스'
곧이어 시상식에서 루비알레스 회장은 단상으로 올라온 스페인 간판 미드필더 헤니페르 에르모소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입을 맞췄다. 그는 에르모소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뺨이나 목에 입맞춤하며 축하를 넘어서는 행동을 반복했다.
이 장면은 전 세계에 중계됐고, 주요 외신과 스포츠 및 여성 단체는 루비알레스 회장의 행동이 성폭력에 해당한다며 비판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처음에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다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감정이 벅차올라서 실수를 했다"라며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사과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한 기관의 수장으로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밝혔다.
피해 당사자인 에르모소도 스페인축구협회를 통해 "(루비알레스 회장의 행동은) 친밀함의 표현이었고, 엄청난 기쁨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동작이었다"라고 받아들이면서 사태가 진정되는 듯했다.
그러나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23일 관저에서 열린 여자 월드컵 우승 축하 행사에서 "우리가 본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라며 "축구협회장의 행동은 부적절했고, 사과도 충분치 않다"라고 비판하며 여론이 다시 불붙었다.
산체스 총리는 "선수들은 우승을 위해 모든 것을 다했지만, 회장의 행동은 남녀 평등을 위해 갈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루비알레스 회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스페인 총리도 비판... 전방위 압박에 '낙마'
미켈 이세타 스페인 문화체육부 장관도 "우리는 평등, 권리, 여성 존중의 시대에서 살고 있다"라며 "선수를 축하한다면서 입술에 입을 맞추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본다"라고 거들었다.
더 나아가 에르소모도 "루비알레스 회장이 처벌받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입장을 바꾸면서 루비알레스 회장은 궁지에 몰렸다.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FIFA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루비알레스 회장의 윤리 강령 위반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통보했고, 스페인축구협회는 임시 총회를 열어 사태를 논의했다.
에르모소가 가입한 선수노동조합인 '풋프로'는 성명을 내고 "모든 면에서 평등과 존중의 가치를 제시하는 인물이 스페인 축구를 대표해야 한다"라며 "용납할 수 없는 행동으로부터 여성 축구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모범적인 선택이 채택되어야 한다"라고 루비알레스 회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2018년 5월 처음 스페인축구협회장 직에 오른 루비알레스 회장은 2020년 4년 임기의 재선에 성공했으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사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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