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당기’ 권민수 작가, 미스터리와 멜로의 흥미로운 만남 [작가 리와인드(93)]

장수정 2023. 8. 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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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가’ 이어, 미스터리+멜로로 높이는 몰입도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보디가드’(2003), ‘꽃피는 봄이 오면’(2007), ‘엄마도 예쁘다’(2010) 등 밝고 따뜻한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편안한 재미를 선사하던 권민수 작가는 지난 2013년 드라마 ‘칼과 꽃’을 통해 사극에 도전했다.

이후 드라마 ‘우아한 가’로 장르물의 재미를 구현한 권 작가는 현재 미스터리 멜로 드라마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로 ENA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살인사건의 진범을 쫓던 형사가 가족의 감춰진 비밀과 욕망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 미스터리 스릴러에 멜로 한 스푼…복합장르에 담아낸 내공

KBS 주말드라마 ‘보디가드’의 공동집필로 시청자들을 만났던 권 작가는 이후 ‘꽃피는 봄이 오면’, ‘엄마도 예쁘다’ 등을 통해 주인공들의 평범하지만 공감 가는 일상을 통해 따뜻한 메시지를 남겼었다. ‘꽃피는 봄이 오면’에서는 전과자 집안 출신 검사 이정도, 가수의 꿈을 가지고 있는 문채리, 냉철한 검사 김준기, 아픔을 가지고 있는 형사 오영주 등 한 동네에 사는 청춘들의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엄마도 예쁘다’에서는 엄마의 옛 남자 때문에 벌어지는 가족 간의 이야기로 가족 드라마의 매력을 구현했었다.

이에 ‘칼과 꽃’은 그의 새로운 도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고구려 영류왕의 딸 무영(김옥빈 분)이 아버지를 죽인 연개소문의 서자 연충(엄태웅 분)과 사랑에 빠진 뒤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용의 드라마로, 사극에 복수극의 긴장감을 접목한 작품이었다. 무영과 연충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들의 얽힌 서사가 점차 드러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긴장감, 그리고 배가되는 애틋함까지. 주인공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선사할 수 있는 재미만큼은 확실하게 구현했었다.

이들의 엇갈린 서사가 거듭되며 ‘지루하다’라는 반응을 보내는 시청자도 없지 않았으나, 연개소문과 영류왕의 대립부터 연남생의 형을 향한 질투, 그리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까지. 방대한 이야기들을 능숙하게 엮어내면서, 색깔 바꾸기에 성공한 권 작가였다.

지난 2019년 재벌가의 숨은 비밀과 이를 둘러싼 오너리스크 팀의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 ‘우아한 가’를 통해선 본격 장르물의 묘미를 담아내기도 했다. 재벌가의 민낯을 파헤치는, 이미 다른 드라마들이 많이 다뤘던 소재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오너리스크 전담팀 수장 한제국(배종옥 분)의 카리스마 넘치는 활약을 중심으로, 대기업 MC그룹 외동딸이지만, 반전 반전 비밀을 숨긴 모석희(임수향 분), 사람을 이해하는 진국 변호사 허윤도(이장우 분)가 그려내는 반전을 통해 조금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미 익숙한 서사를 살짝 비틀어 색다른 흥미 선사하는 한편, 이 과정을 짜임새 있게 그려내며 8%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 여기에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과정에서 싹트는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석희, 윤도의 로맨스까지. 복합 장르의 매력도 ‘우아한 가’만의 장점이었다.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또한 살인사건을 둘러싼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성격을 띠는 한편,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들을 함께 다뤄내는 작품이다. 빌런의 정체를 밝히는 과정에서 반전으로 충격을 선사, 장르물 특유의 재미를 전하는 동시에 주인공들의 얽힌 관계들을 하나하나 풀어내면서 깊이감을 더하고 있다. 최근 회차에서는 사건에 대한 반전은 물론, 오진우와 차영운(권율 분(이 이복형제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고영주(김지은 분)와의 삼각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유발했다.

여러 장르를 섭렵하며, 최근에는 복합 장르의 작품들까지 탄탄하게 전개 중인 권 작가가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의 후반부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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