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벤처 '근로시간 유연화' 아직 먼 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초기 벤처·스타트업에 주 52시간이요? 어불성설(語不成說)이에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전주에서 열린 벤처썸머포럼의 화두는 돈, 기술, 글로벌, 로컬 등이었다.
특히 선택적 근로제의 경우 벤처기업에 한해 직종에 관계없이 3개월까지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도 국회, 유관 부처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만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초기 벤처·스타트업에 주 52시간이요? 어불성설(語不成說)이에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전주에서 열린 벤처썸머포럼의 화두는 돈, 기술, 글로벌, 로컬 등이었다.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 남민우 다산그룹 회장 등 벤처 1세대 선배들의 조언도 기업가정신에 모여졌다. 하지만 포럼 현장에서 만난 벤처·스타트업 대표들의 속마음은 다른 데 있었다. 24일 간담회 주제이기도 했던 '주 52시간'이었다.
최근 신규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던 한 스타트업 대표는 "저나 직원들이나 버스·지하철 막차 타는 건 기본이고, 새벽까지 밤을 새우기도 했는데 주 52시간을 어떻게 지키냐"라고 말했다. '30인 미만 사업장의 8시간 추가근로제' 계도기간은 올해 말로 종료된다. 이후부터 주 52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사용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법을 지키려면 인력이 2~3배 필요한데 그럴 여력은 없다. 개발 기간을 늘리는 것도 어렵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우리가 타임테이블을 갖고 가는 것이 아니다. 파트너가 언제까지 무엇을 해달라고 요청하면 그걸 지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기업인들은 "팀장급 이상 핵심 인력들이 근로시간을 지켜서 일하면 회사의 성장은 물 건너간다"고 입을 모았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은 "벤처기업의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6개월에서 최대 1년으로 확대해 근로시간의 유연성과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선택적 근로제의 경우 벤처기업에 한해 직종에 관계없이 3개월까지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R&D 업무에 한해 단위기간을 3개월까지 허용하고 있다.
벤처업계 나름의 대안도 마련했다. 핵심 근로자와는 근로계약을 할 때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 조항을 마련하고 대신 임금 인상, 장기 휴가, 스톡옵션 등의 보상안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의 다급함, 초조함과 달리 정부의 법·제도 정비는 제자리다. 윤석열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근로시간 유연화'를 내세웠지만 지금까지 진척된 건 아무것도 없다.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도 국회, 유관 부처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만 한다. 기업인들은 "30인 미만 기업들은 사각지대에 들어가 있다"고 푸념하고 있다. 제2벤처붐(boom)은커녕 벤처밤(bomb)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