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럽?…추석 낀 '12일 황금연휴' 예약 전쟁
늦은 여름휴가족까지…'장거리 여행객' 몰려
인기 지역 프로모션·할인 혜택 확대
올해 추석 명절을 전후로 길게는 12일간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이어지면서 이 기간 주요 여행사의 해외여행 예약률이 껑충 뛰었다. 본격적인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 이후 제대로 된 연휴 일정이 찾아오면서 유럽 등 장거리를 목적지로 택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여행사마다 이 같은 특수에 발맞춰 관련 상품을 확대하고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해외여행객을 맞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동남아·일본 강세에 '유럽 약진'
2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올해 추석연휴가 포함된 9월27일부터 10월6일까지 출발할 예정인 해외여행 수요 가운데 지역별 예약 비중이 일본 23.0%, 베트남 19.4%, 유럽 13.8%, 중국 10.4%, 태국 7.3%, 대만 5.9% 순으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지역은 유럽이다. 앞서 여름휴가 성수기로 꼽히는 이른바 '7말8초(7월 말~8월 초)' 기간인 지난 7월26일부터 8월4일까지 유럽 예약 비중이 9.3%였는데 이보다 4%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추석연휴를 활용해 유럽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 가운데 서유럽 수요가 많고, 동유럽도 예약률이 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추석을 전후로 늦은 휴가를 사용하면 비교적 길게 휴가 일수를 확보할 수 있다"며 "공휴일 기간이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지, 지인들과 휴가 일정을 맞추기도 수월해 장거리를 찾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추석연휴를 전후해 3~4일가량 연차를 사용할 경우 개천절(10월3일)과 한글날(10월9일)을 포함해 11~12일간 휴가가 이어진다. 이를 반영하듯 다른 여행사 예약 비중에서도 유럽행 수요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모두투어의 올해 추석연휴 해외여행 지역별 예약 비중은 동남아시아가 36%로 1위였고, 일본(19%)과 유럽(18%)이 비슷한 수준으로 2, 3위에 올랐다. 이어 상반기 단체관광이 재개된 중국이 15%를 차지했고, 또 다른 장거리 지역인 남태평양·미주도 11%에 달했다. 모두투어도 7말8초보다 추석연휴 해외여행 예약률이 20% 이상 늘었다.
노랑풍선의 추석연휴 해외여행 예약 비중 1위는 일본 도쿄(31.7%)였고, 베트남이 31%로 뒤를 이었다. 서유럽을 찾는 여행객도 17.5%로 3위에 올랐다. 이 회사의 올해 추석연휴 패키지여행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0%가량 늘었고,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동기 대비 70%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을 찾는 수요가 여전히 많지만 추석연휴와 개천절, 한글날 등 공휴일을 더해 유럽에 관심을 보인 고객들도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 교원투어 '여행이지'도 추석연휴 예약 비중 가운데 장거리 여행상품이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이는 7말8초(46%)보다 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 상위 10곳 인기 목적지 가운데 스페인 바르셀로나(1위), 이탈리아 로마(3위), 튀르키예 이스탄불(6위), 호주 시드니(7위), 영국 런던(8위) 등 장거리 여행지 5곳이 이름을 올렸다.
'늦캉스족' 겨냥…전세기 띄우고, 기획전 운영
여행업계는 추석연휴를 포함해 연중 해외여행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 특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투어는 그동안 추석연휴 유럽 지역 선 예약률이 매우 높았던 점을 고려해 올해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단독 전세기를 3회 운항하는 등 항공 좌석 공급을 확대했다.
모두투어는 아직 여름휴가를 떠나지 않은 고객을 위해 '늦캉스페스타' 기획전을 진행한다. 이날까지 동남아, 일본, 유럽, 미주·남태평양, 중국 등 여름 시즌 인기 여행지를 대상으로 신규 회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행사다.
노랑풍선은 추석연휴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할 것에 대비해 동남아, 일본, 중국, 괌·사이판, 유럽, 미주, 대만 등 다양한 지역을 대상으로 '풍요로운 좌석 확보' 기획전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이 항공기 좌석 부족으로 여행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좌석을 미리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둔 프로모션이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도 유럽과 베트남, 일본, 중국, 괌·사이판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여행지를 중심으로 전세기 상품처럼 예약과 동시에 100% 출발이 확정되는 '연휴 출발 상품'을 선보였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추석연휴 기간 출발하는 해외여행 상품에 대한 문의가 지속해서 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항공기 좌석 수를 확보하는데 제약이 있어 수요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기 휴양지의 경우 이미 준비한 상품이 모두 판매돼 예약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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