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재량휴업은 공동체 상처 회복 시간"... 교육부에 반기

교육언론창 윤두현 2023. 8. 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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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공교육 다시 세우는 날로 만들자" 홈페이지 통해 글 공개

[교육언론창 윤두현]

 교사집회에 참석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 교육언론창
 
세종시교육청 최교진 교육감에 이어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도 서울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재날인 9월 4일 교사 집회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이 9월4일 교사 집회를 불허한다는 교육부와 정반대의 입장을 잇따라 밝히면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조 교육감은 24일 오후 9시께 '상주의 마음으로 교육공동체 회복을 호소합니다'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오는 9월4일 선생님의 49재일을 추모와 함께 공교육을 다시 세우는 날로 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교권 회복을 위한 행진에 참여하는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재량휴업을 결정한 학교도 있다. 교육공동체가 상처에서 회복으로 나아가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9월 4일 추모와 애도의 마음으로 모인 선생님들을 끝까지 보호하고 함께 하겠다"고 말해 9월4일 교사 집회를 위한 학교 자체적인 재량휴업일 지정이나 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사실상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모와 애도로 모인 선생님들 끝까지 보호하고 함께 하겠다"

그는 또 "교육 공동체 회복을 향한 열정에는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구별이 없어야 한다. 적대적 진영 논리를 넘어선 공존의 서울교육을 시민께 약속드린다"며 진영 논리에 따른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선생님들께 분명히 약속드린다. 아이들을 더 잘 가르치겠다는 열정이 오히려 처벌 대상이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이를 위한 법과 제도의 개선에 모든 힘을 쏟겠다. 선생님들을 향한 사회 일각의 왜곡된 시선에는 분연히 맞서겠다"고 교권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조 교육감은 "선생님들께서 행복한 마음으로 가르칠 수 있는 교실을 만드는 길에, 중앙정부와 여야 정치권, 시민사회가 함께해 달라. 저 역시 가장 앞장서서 길을 열어가겠다. 선생님들 앞에 상주의 마음으로 서겠다"고 글을 마쳤다.

앞서 교육부는 이날 학교 차원에서 재량휴업일 지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2학기 정상적인 학사운영을 저해하려는 것"이라면서 "재량휴업은 비상재해와 같은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학기 중에 새롭게 지정할 수 없다. 이번 사안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불법 집단행동"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다음은 조희연 교육감 글 전문이다.

상주의 마음으로 교육 공동체 회복을 호소합니다.

7월 18일은 아이들을 가장 뜨겁게 사랑했던 한 젊은 선생님을 안타깝게 떠나보낸 날입니다. 그날 이후, 서울교육공동체는 깊은 슬픔 속에서 그간 지나온 길을 무겁게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 역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아픈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는 9월 4일, 선생님의 49재일을 추모와 함께 "공교육을 다시 세우는 날"로 정하고자 합니다. 서울 학교에선 학교 사정에 맞는 다양한 방식으로 추모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교권 회복을 위한 행진에 참여하는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량휴업을 결정한 학교도 있습니다. 교육 공동체가 상처에서 회복으로 나아가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9월 4일 추모와 애도의 마음으로 모인 선생님들을 끝까지 보호하고 함께하겠습니다. 교육감은 상처 입은 선생님들이 비를 피하는 우산이 돼야 합니다. 그것이 제 책무입니다.

학교는 아이가 처음 만나는 세상입니다. 아이는 선생님의 눈빛에서 세상을 읽습니다. 선생님이 행복해야 아이도 밝은 세상을 꿈꾸며 자랍니다. 선생님들께서 행복한 학교에서만, 더 나은 미래의 희망이 싹 틉니다.

7월 18일의 비극 이후, 우리 사회는 학교가 얼마나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지 생생히 목격했습니다. 참혹한 상처일수록 더 똑똑히 살펴야 합니다. 고개 돌리지 않겠습니다. 꾸짖는 목소리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습니다. 그것이 교육행정가의 책임입니다.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십니다. 아이들을 더 뜨겁게 사랑하고 더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이 가장 먼저 다치는 학교라면, 그곳에 과연 정의가 있느냐고.

선생님들께 분명히 약속드립니다. 아이들을 더 잘 가르치겠다는 열정이 오히려 처벌 대상이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이를 위한 법과 제도의 개선에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선생님들을 향한 사회 일각의 왜곡된 시선에는 분연히 맞서겠습니다. 오해와 편견, 불신으로 상처 입은 교육적 관계가 치유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교육 공동체 회복을 향한 열정에는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구별이 없어야 합니다. 적대적 진영 논리를 넘어선 공존의 서울교육을 시민께 약속드리고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교육감으로서, 간곡히 호소합니다. 선생님들께서 행복한 마음으로 가르칠 수 있는 교실을 만드는 길에, 중앙정부와 여야 정치권, 시민사회가 함께해주십시오. 저 역시 가장 앞장서서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동료 선생님의 비극에 함께 아파하며 꽃은 놓으신 선생님들 앞에 상주의 마음으로 서겠습니다.

서이초 선생님의 안타까운 죽음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서울특별시교육감 조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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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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