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바이오헬스산업의 성공 디딤돌… '개방형 R&D 플랫폼'

분당차병원 병리과 안희정 교수 2023. 8. 25. 10: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바이오헬스산업은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에 유난히 좁고 깊고 가파른 지형이 많은 게 특징이다.

의료기술 개발 과정 중 '죽음의 계곡'의 단계는 병원의 중개, 임상연구를 통해서 건널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개방형 R&D 플랫폼'이다.

바이오헬스산업의 벤처기업들이 '개방형 R&D 플랫폼'을 딛고 '죽음의 계곡'을 빠르게 건널 수 있도록 산학연병의 기술사업화 생태계를 더욱 살찌워야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분당차병원 병리과 안희정 교수 /분당차병원 제공
바이오헬스산업은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에 유난히 좁고 깊고 가파른 지형이 많은 게 특징이다. 사람의 건강을 다루는 영역인 만큼, 철저하게 따지고 확인해야 할 장애물이 많기 때문이다. 한 번 빠지면 좀처럼 벗어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위험한 골짜기가 수두룩하다.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15~20년 정도 걸리는, 매우 긴 여정을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기술개발에 성공한 벤처기업이 사업화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어려움을 ‘죽음의 계곡’이라 부르는 것이다.

‘죽음의 계곡’은 기술성숙도(TRL. Technology Readiness Level)의 9단계로 볼 때, 주로 개념설계(1~3단계)와 상용화가능(7~9단계)의 중간쯤인 구현검증(4~6단계) 구간이다. 곧, 기술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4단계부터 임상적 안전성을 확인하는 6단계까지다.

우리나라가 2013년 착수한 연구중심병원 사업이 3년 간격으로 9년 동안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를 거쳐 진행 중이다. 제 1기 사업의 목표는 연구하는 의사과학자를 육성하고, 산학연병 공동연구개발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성과라면, 중개·임상연구 기반이 되는 ‘개방형 R&D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다.

의료기술 개발 과정 중 ‘죽음의 계곡’의 단계는 병원의 중개, 임상연구를 통해서 건널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개방형 R&D 플랫폼’이다. 사업화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기업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정을 연구중심병원이 지원하여 다음 단계로 건너가게 도와주는‘열린 플랫폼’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연구중심병원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를 보면, 2012~2020년 국내에서 시행된 의약품 임상시험 67%가 연구중심병원을 거쳐 간 과제다. 연구중심병원은 임상시험 외에도 연구장비와 실험실 같은 연구인프라의 공동활용을 늘리고, 임상컨설팅이나 동물실험 및 유효성평가 같은 중개연구를 지원하기도 했다.

연구중심병원의 ‘개방형 R&D 플랫폼’에 올라탄 기업이 거둔 성과도 놀랄 만하다.  예를 들어 분당차병원에서 유효성 평가를 지원받은 A기업은 세계적인 제약회사에 5억25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에 성공했고, B기업은 미국 바이오 기업과 손잡고 글로벌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분당차병원은 또 ‘세포치료제 R&BD 지원센터’ 플랫폼을 두고 전임상 시험이나 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생산 협력을 통해 기업의 식약처 IND(임상시험계획) 신청을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2000년대 들어, 세계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산학연병 협력체계를 강화하면서 병원을 중심으로 하는 중개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우수한 연구성과를 기업에 이전하거나 사업화하는데 있어 병원의 역할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지난해부터 제 2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죽음의 계곡’ 앞에서 머뭇거리는 바이오헬스 기업을 위해 디딤돌을 만들어야 한다. 제 1기 연구중심병원 사업에서 성공적으로 구축한 ‘개방형 R&D 플랫폼’을 2기에서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바이오헬스산업의 벤처기업들이 ‘개방형 R&D 플랫폼’을 딛고 ‘죽음의 계곡’을 빠르게 건널 수 있도록 산학연병의 기술사업화 생태계를 더욱 살찌워야 한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