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혐오와 차별 줄이고 문화적 다양성 포용하다 [ESG 살펴보니]
엔씨소프트(엔씨)가 자사 게임의 혐오와 차별 요소를 없에고 문화적 다양성을 포용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30일 엔씨는 세 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PLAYBOOK 2022’를 발행하며 △함께 만드는 즐거움(다양성 및 포용성, 고객 소통, 임직원 케어) △디지털 책임(정보보안과 개인정보보호, AI윤리, 서비스 안정성) △사회질적도약(환경경영, 미래세대, 지역사회) 등 3가지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지난해 ESG경영 성과를 공개했다.
엔씨는 국내 게임 업계에서 ESG 선두주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엔씨는 2년 연속 KCGS(한국ESG기준원)의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DJSI(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코리아 지수에 게임사 최초로 편입됐다. 엔씨는 지속가능경영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21년 최고경영진으로 ESG 경영위원회를 구성했고 올해에는 환경과 ESG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기도 했다.
윤송이 엔씨 사장 겸 ESG경영위원회 위원장은 보고서에서 “엔씨는 ESG경영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이해 하에 다양한 실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미래 경쟁력과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고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관련 체계를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께 만드는 즐거움’
엔씨가 핵심가치 중 하나로 뽑는 함께 만드는 즐거움은 다양성 및 포용성, 고객 소통, 임직원 케어로 요약된다.
엔씨는 이번 보고서에서 “콘텐츠 내 혐오와 차별을 줄이고 보다 문화적 다양성을 포용하기 위해, 개발부터 출시 전 과정에서 관련 프로세스를 강화했다”며 “개발 단계부터 운영 전반에 걸쳐 고객과의 소통 활동을 확대해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는 개발 문화를 지속적으로 정착시켰다”고 밝혔다.
해당 기조는 엔씨의 게임을 이용하는 이들이 차별 없이 동등하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만들었다. 엔씨는 이를 통해 ‘모두가 함께 즐거움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듦을 추구한다.
‘컬처럴라이제이션’
그렇다면 혐오와 차별은 인게임에서 어떻게 줄어들었을까. 엔씨는 ‘컬처럴라이제이션(Culturalization)’이라는 기조 아래에 콘텐츠 내 다양성을 제고하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컬처럴라이제이션이란 세계 각국의 표면적 다양성(성별, 연령, 인종, 신체적 장애 등)과 문화적 다양성(언어, 의상, 전통, 도덕 관념 등)을 이해하고 적용하여, 모두가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검토하는 활동이다.
일부 게임에선 몬스터나 콜렉션 명칭 내 성별을 지칭하는 용어가 제거됐다. ‘리니지W’와 ‘리니지2M’에서 ‘검사(Swordsman)’와 ‘창병(Spearman)’이라는 단어가 ‘군단(Legionary)’과 ‘꿰뚫는사람(Impaler)’으로 변경됐다.
특정 종교에 치우치지 않고 포괄적인 단어로 수정하는 작업도 이뤄졌다. ‘크리스마스(Christmas)’는 ‘휴일(Holiday)’로, ‘크리스마스 트리(Christmas Tree)’는 ‘전나무(Fir Tree)’로 수정됐다. 한국의 문화적 요소를 반영해 아이템 네이밍을 하기도 했다. 추석(Chuseok)과 떡국(Tteokguk), 약과(Yakgwa Cookie)와 달고나(Dalgona)를 원어 그대로 반영한 점이 눈에 띈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쓰론 앤 리버티(TL)’에는 인종, 성별, 연령 등에 구애받지 않고 외형 표현이 가능하도록 커스터마이징 옵션이 다양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QA 프로세스’
엔씨는 QA(품질 보증) 프로세스를 통해서도 콘텐츠가 다양성과 포용성 관점에서 개발됐는지를 검수하고 있다. 검수 과정에서 국가별로 언어 내지 문화적 금기, 법률적 규정 준수, 도덕적 및 윤리적 가치 준수 여부를 고려한다. 엔씨는 검수 수준 향상을 위하여 국내외 정세를 판단할 수 있는 시사·인문학적 교육과 정보 수집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신규 다양성 및 포용성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윤리 요소 체크리스트를 상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QA 프로세스를 통해 리니지W에서는 ‘망자의 축제’라는 이벤트 명칭이 ‘라돈의 분노’로 바뀌었다. 이 같은 변화는 인명 피해 사건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블레이드&소울’에서는 국가 간 분쟁과 전쟁 등을 연상시킬 수 있는 요소가 제거됐다. ‘전투 식량’은 ‘영양만점 성장 도시락’이 됐다. 성차별적이거나 비하적인 표현도 수정됐다. ‘조신한 바니’는 ‘다정한 바니’가 됐다.
‘길드워2’는 지난 2012년 게임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다양성과 포용성 강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게임 내 NPC(논 플레이어 캐릭터)나 성우의 남녀 성비가 50:50에 가깝게 맞춰졌다. 게임 내 식물 종족을 통해 다양한 성적 지향을 가진 관계 유형도 구현됐다.
‘게임 이용 접근성 제고’
엔씨는 이용자들이 차별 없이 동등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접근성 개선 등의 노력도 펼쳤다. 이용 장벽 없는 환경 구축을 위한 접근성 옵션 표준항목들을 정의하고, 항목별로 상세 구현 방법을 정리한 접근성 옵션 개발 가이드를 마련했다. 이 가이드는 커뮤니케이션·인터페이스·컨트롤·오디오 등 PC와 모바일 플랫폼 게임에서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9가지 분류 하에서의 접근성 옵션 세부항목들에 대해 구현 방향성, 구현 방법, 세부내용 및 사례들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 제고 노력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CVAA(21세기 커뮤니케이션과 비디오 접근성 법)’를 통해 장애인들이 미국 내에서 제공되는 통신과 비디오 서비스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퍼블리셔들과 유니티, 에픽게임즈 등 게임엔진 개발사들도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현 가이드와 강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글로벌 매출 Top100 게임 중 59% 이상의 게임이 다양한 접근성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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