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라이프톡] 인간은 이성적이지 않다. 나도 그렇다.
24일 오후 1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다.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원전 폭발 사고부터 이후 수습과정까지 문제가 많았다. 일본 입장에서 오염수 방류는 가장 손쉬운 해법이지만 해양오염으로 주변국에 폐를 끼치는 행위다.
그런데, 이런 모든 비판과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사안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과학적으로 오염수가 우리 건강을 해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사결과나 한국 해양과학기술원의 시뮬레이션 결과가 그렇다.
그럼에도 여론이 분분한 건 다분히 정치적이다. 국제적으로 서방국가들은 우호적이다. 환경문제에 까다로운 유럽연합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제한을 풀었다. 주일 미국 대사는 후쿠시마에 생선 먹으러 가겠단다. 반면 중국은 일본을 맹비난하며 수산물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적으로 정부여당은 우호적이다. IAEA 조사결과 '안전'을 강조하는 우회적 방식으로 일본정부를 편들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오염수 투기 공범'이라고 공격하며 탄핵까지 들먹이고 있다.
오염수 방류를 보는 시각은 대개 정치적 성향과 맞아떨어진다. 오염수 방류를 과학적으로 인식하기보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찬반으로 쏠린다. 인간본성이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이기에 정치적 세몰이에 휩쓸리기 쉽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스스로 '이성적'이라 자부하며, 자신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비이성적'이라며 배척한다. 착각이다. 이성적인 인간이 되려면 먼저 스스로 비이성적 존재임을 인정해야한다. 나는 비이성적이다.
오병상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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