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보다 6500배 더 학습했다…네이버 한국어 AI 공개
검색→모바일→e커머스로 이어진 네이버의 성장엔진 바통을 생성 인공지능(AI)이 넘겨받을 수 있을까. 네이버가 최신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네이버 서비스 전반을 하이퍼클로바X와 연결하는 동시에 각 기업에 최적화한 기업향(向) 서비스로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24일 서울 삼성동에서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23’을 열고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였다. 하이퍼클로바X는 2021년 네이버가 세계 세 번째로 공개한 LLM인 하이퍼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만들기 위해 최근 5년간 AI 분야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날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다양한 서비스로 창작자·사업자·광고주·파트너를 연결하고 이들이 성장해 다시 플랫폼 성장을 이끄는 위닝루프(winning loop, 승리의 선순환)가 우리의 성공 공식”이라며 “이 루프에 하이퍼클로바X를 더해 성공 속도를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는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는 LLM의 핵심 노하우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의 다양한 쓸모를 공개했다. 이날 오후 4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클로바X’는 챗GPT 같은 대화형 AI 서비스다. 클로바X는 네이버 내외부 서비스의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연동해 생태계 확장을 노린다. 이용자가 클로바X에서 쏘카, 배민, 컬리, 야놀자 서비스를 불러다 쓸 수 있다. 예컨대 ‘아이와 함께 타기 좋은 렌터카 추천해줘’ 하면 쏘카의 렌터카 중 적합한 차종 정보를 보여주고 예약까지 연결된다.
오는 11월부터 네이버 통합 검색에 순차 적용될 큐(QUE)는 복잡한 질문도 이해하는 검색 서비스다. 이용자가 ‘주말에 분당에서 브런치하기 좋은 테라스 있는 식당 찾아줘’라고 질문하면, 적당한 식당을 추천하고 식당 이미지, 리뷰, 영업시간 등을 편집해 제공하는 식이다. 네이버는 창작자·사업자들을 위해 글쓰기 도구 ‘클로바 포 라이팅’과 광고주를 위한 생성형 AI 기반 광고 상품 ‘클로바 포 애드’도 선보인다.
기업간 거래(B2B) 분야는 LLM을 통해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네이버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프로젝트 커넥트X(Project CONNECT X)’는 생산성 도구다. 메신저, 메일 등 여러 경로로 오는 업무 지시를 AI가 통합해 실행 계획을 세워 보고서, e메일 초안도 만들어준다. 우선 네이버 사내에서 쓰고 차후 다른 기업에 제공한다.
네이버는 기업용 AI 서비스로 ‘뉴로클라우드’도 내놨다. LLM을 자체 개발하기 어려운 기업들에 하이퍼클로바X를 제공하고, 클라우드를 기업 내에 두는 방식으로 데이터 보안을 보장하는 서비스다. 이 같은 네이버의 B2B AI 기술은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과의 AI 반도체 협업에 이미 쓰이고 있다.
네이버 주가는 이날 하루 6.25% 오를 만큼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글로벌 LLM 모델들에서 제기된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 오류는 하이퍼클로바X에도 남아 있다. 생성 AI 서비스가 허위 정보를 그럴싸한 사실처럼 답하는 기술적 오류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출처가 명확한 문서를 사용하는 기술들로 답변의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한다. AI 학습용 콘텐트의 저작권 침해 문제도 우려 요소다.
박민제·여성국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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