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명불허전 고영표 피칭 시퀀스, 무섭게 성장한 김도영...쫄깃한 승부 합작

안희수 2023. 8. 2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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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왼쪽)과 김도영이 멋진 투타 맞대결을 펼쳤다. IS포토·KIA 타이거즈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9차전이 열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첫 번째 승부처는 7회 초 KIA 공격이었다. 

KT는 2-2 동점이었던 7회 말 공격에서 대타 장성우가 적시 우전 안타를 치며 1점 리드를 잡았다. 마운드 위엔 이전 11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이어간 고영표. 그는 지난달 8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6경기 연속 7이닝 이상 막아내기도 했다. 

그런 고영표가 위기에 놓였다. 김선빈과 소크라테스 브리토, KIA 주축 두 타자를 각각 삼진과 2루 땅볼로 잡아냈지만, 김태군과의 승부에서 체인지업이 손에서 빠지며 사구를 내줬다. 이어 상대한 대타 이창진에게도 좌전 2루타를 허용했다. 2사 2·3루 역전 위기. 

이 상황에서 앞선 3회 승부에서 좌전 안타를 맞은 ‘2년 차 내야수’ 김도영을 상대했다.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158에 그쳤지만, 시즌 타율 0.297를 기록한 타자였다. 고영표 상대로는 통산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긴장감 넘치는 승부가 펼쳐졌다. 김도영은 고영표의 초구 체인지업을 공략, 타이밍을 잘 잡아 스윙하며 정타를 만들었다. 타구는 좌측 내야 관중석에 직선타로 향했다. 

2구째 몸쪽(우타자 기준) 높은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골라낸 김도영은 3구째 같은 코스 직구를 공략, 왼쪽 폴을 살짝 빗겨가는 파울 홈런을 쳤다. 

고영표는 유리한 볼카운트(1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134㎞/h 직구를 구사했다. 보더라인에 걸친 공. 판정은 볼이었다. 김도영의 선구안이 좋았다. 

고영표는 이어 바깥쪽에 체인지업을 던졌다. 김도영은 배트를 길게 내밀어 커트했다. 이어진 2볼-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고영표는 결정구 낮은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직구와 같은 궤적을 그리다가 홈플레이트 바로 앞에서 가라앉는 공. 김도영은 이 체인지업을 골라냈다. 풀카운트. 고영표는 살짝 웃어 보였다. 

풀카운트에서 향한 고영표의 7구. 김도영은 움직이지 못했다. 앞선 6구 승부에서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3회와 5회 승부에서도 구사하지 않았던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낮은 코스에 들어갔다. 

고영표는 오른손으로 글러브 안을 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도영은 침통한 표정으로 더그아웃을 향했다. 

고영표는 리그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투수. 후반기 페이스도 가장 좋다. 2년 차 김도영은 매 경기 성장하고 있는 선수다. 이들이 긴장감 넘치는 승부를 합작했다. 위즈파크를 찾은 팬들은 야구의 묘미를 확인했다. 

투·타 대결에선 고영표가 웃었지만, 팀 승리는 김도영이 가져갔다. KIA는 3-3 동점이었던 9회 초, 박찬호와 나성범이 연속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역전, 7-3으로 승리했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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