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민 4관왕+황선우 '금3'…한국 수영, AG '최고 성적 플랜' 드디어 공개했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9년 전 안방에서 '노골드' 수모를 당했던 한국 수영이 다음달 항저우에서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을 노린다. 특히 남자 자유형에서 최단거리 50m를 제외하고 전종목 우승에 도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체육회는 24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미디어데이를 열고 세부 종목 금메달 목표도 함께 공개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황선우와 김우민을 앞세운 수영이다. 대한체육회는 수영에서 금메달 6개를 따겠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 수영이 새 전성기를 맞고는 있지만 역대 최다 금메달에 대한 의지를 과감하게 드러낸 것이어서 한 달 뒤 성과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수영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는 중국과 일본이 있어 한국 스포츠에선 아시아 무대도 호령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종목이다. 그래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역대 모든 대회를 통틀어 22개에 불과하다.
1970년 방콕 대회와 1974년 테헤란 대회에서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이 남자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연달아 2관왕에 올라 한국 수영의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고 이어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때 최윤희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여자 배영 100m와 200m, 개인혼영 2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어 3관왕 쾌거를 일궈냈다. 최 전 장관은 1986 서울 올림픽 때도 배영 두 종목에서 우승해 2관왕에 올랐다.
이어 1990년 베이징 대회와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지상준이 남자 배영 200m 2연패를 달성하며 한국 수영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히로시마 대회에서 방승훈이 남자 자유형 400m 우승을 일궈 조오련 이후 20년 만에 이 종목 금메달을 안겼다. 이후 1998 방콕 대회에서 조희연(여자 접영 200m), 2002년 부산 대회 김민석(남자 자유형 50m)이 우승하면서 금메달 명맥을 이어오다가 2006년 도하 대회에서 고교생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200m, 400m, 1500m를 석권하고 3관왕에 오르면서 대회 MVP까지 차지해 꽃을 피웠다.
이어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선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100m와 200m, 400m에서 중국 수영 스타 쑨양의 코를 납작하게 누르고 우승한 것과 더불어 여자 평영 200m 정다래가 중국 선수들을 누르고 깜짝 금메달을 수확해 역대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인 금메달 4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홈에서 열린 2014년 인천 대회에서 노골드 수모를 당하더니 직전 대회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김서영이 금메달을 하나 따내 마지막 자존심을 세운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수영 전종목 금메달이 57개, 경영 종목 금메달이 41개에 이르는 등 수영이 육상과 함께 종합대회 최다 메달 종목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한국 수영의 아시안게임 역사는 상당히 초라한 셈이다.
하지만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사정이 달라 금메달 6개를 목표로 세웠다.
한국 수영은 황선우와 김우민이 강세를 보이는 남자 자유형에서 메달을 대량으로 따내겠다는 계획이다. 황선우가 나란히 한국 기록을 갖고 있는 남자 자유형 100m와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중장거리 최강자 김우민이 남자 자유형 400m와 800m, 1500에서 모두 우승하면 금메달 5개가 된다.
이어 더해 황선우와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이 팀을 이뤄 출전하는 남자 800m 계영에서 한국 수영의 아시안게임 통산 첫 단체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계영 우승까지 일궈내면 금메달 6개로 목표를 달성하는 셈이다.
무리한 목표는 아니라는 게 국내 수영계 판단이다. 우선 기록과 국제대회 성적을 놓고 봤을 때 지난달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황선우가 동메달을 따낸 남자 자유형 200m와 김우민이 5위를 차지한 남자 자유형 400m는 가장 확실한 금메달 종목으로 꼽힌다. 이어 더해 김우민이 아시아 현역 선수 중 가장 빠른 남자 자유형 800m, 세계선수권에서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6위를 일궈내며 아시아 최강으로 자리매김한 남자 800m 계영도 우승 확률이 높은 종목이다.
다만 이번 대회 경영 첫날 열리는 남자 자유형 100m와 최장거리인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황선우와 김우민이 각각 출전해 얼마나 분전하는가에 따라 '금6' 목표 달성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남자 자유형 100m에선 지난달 세계선수권 때 중국의 간판 판잔러가 47초43을 기록하며 4위를 차지한 반면 황선우는 준결승에서 48초08을 기록하며 0.02초가 부족해 9위에 그치고 결승행에 실패했다. 황선우도 세계선수권 직후 간담회에서 100m의 경우 0.1~0.2초 차가 비교적 큰 격차라는 점을 들어 판잔러와 힘든 승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황선우가 2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이 종목 결승에 올라 47초56의 한국신기록을 냈던 만큼 자신의 최고 기록을 수립하면 판잔러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체력이 약한 황선우 입장에선 이번 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100m가 첫 종목이라는 점이 유리한 점이 될 수 있다.
남자 1500m에선 김우민이 지난 3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5분02초96으로 터치패드를 찍은 적이 있다. 세계 톱랭커에 들기 위해선 14분30~40초를 끊어야 하고 김우민이 기권한 지난달 세계선수권에선 중국 대표 페이리웨이가 14분57초 50으로 예선 12위를 차지하며 아시아 선수 중 가장 좋은 기록을 냈다.
변수는 아시안게임의 경우 예선과 결승 없이 1500m 레이스를 선수당 한 번만 치른다는 것이다. 출전기록이 느린 선수들은 오전에 '슬로 히트', 출전기록이 빠른 선수들은 오후에 '패스트 히트'를 통해 한 번만 레이스를 하고 메달을 가늠한다. 김우민 입장에선 총력전을 펼쳐 중국, 일본 선수들과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우민은 24일 미디어데이에서 "4관왕 도전에 있어서 가장 힘들 것 같은 종목은 자유형 1500m"라면서 "중후반 레이스가 중요한데 좋은 기록을 얻기 위해 열심히 훈련 중"이라고 했다.
사진=진천, 김한준기자,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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