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도로 뛰어들어 혼자 배수구 뚫었다…민소매 아저씨 정체
시간당 70mm 이상의 기습폭우로 침수 피해가 잇따른 충북 청주에서 한 시민이 홀로 배수로를 뚫는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화제가 됐다. 이 시민은 박재주 충북도의원으로 밝혀졌다.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형들 이 아저씨 칭찬 좀 해주세요’란 제목의 글과 함께 민소매 차림의 한 시민이 바지를 걷고 도로 배수구를 뚫는 사진이 게시됐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민소매에 바지를 걷어붙인 한 남성이 침수된 도로 한가운데에서 빗자루와 막대기를 이용해 배수로를 뚫고 있다. 이 도로는 승용차 번호판이 잠길 정도로 물이 들어찼다. 표지판 등 정보를 미뤄볼 때, 구체적인 장소는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앞 개신오거리로 보인다.
게시물을 본 네티즌들은 “아저씨는 현실의 작은 영웅”, “존경스럽다”, “이걸 동네 아저씨가 해야 되는 거냐”, “지차체가 해야 할 일을 시민이 하고 있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박 도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순간적으로 물이 불어나 112에 신고했다”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 같이 긴장해야 할 것 같다. 비에 대한 대책 및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언론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은 배수구를 뚫는 일뿐이라 무작정 뛰어들었다”며 “한 시민이자 도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미담의 주인공은 국민의힘박재주 충북도의원으로 밝혀졌다. 개신동에 사는 그는 이날 오후 3시25분께 “도로가 물에 잠겼다”며 경찰에 신고한 뒤 침수된 도로로 뛰어들었다고 한다.
지난 23일 오후 3~4시 사이 충북에 기습 폭우가 내리면서 지역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충북대학교 앞 개신오거리를 비롯해 진천군, 청주 율량동 등에서도 침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도내 비 관련 신고는 60여건이 접수됐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충북에는 오는 25일 밤까지 최대 1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25일 밤까지 최대 1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여 시설물 관리와 교통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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