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뮤비 수준? '오염수 홍보 동영상' 1600만뷰 논란
[김시연 기자]
▲ '대한민국 정부'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지난 7일 올린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 동영상을 유튜브 광고로 활용하고 있다. |
ⓒ 트위터 갈무리 |
일본 정부가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강행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예산 10억 원을 들여 유튜브에 광고한 '후쿠시마 오염수 홍보' 영상 조회수가 한 달여 만에 각각 1600만 뷰와 1000만 뷰를 기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부터 두 달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안전성을 홍보하는 유튜브 동영상 광고에 나섰다. 당시 정부는 '수산물 안전 관리' 명목으로 7~8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동영상, 카드뉴스 제작 확산에 필요한 송출비로 정책광고 예산 10억 원을 책정했다. (오마이뉴스 관련기사 : 왜 이렇게까지... 정부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 유튜브 광고 논란 https://omn.kr/24r41 )
<오마이뉴스>가 최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수산물 안전 관리' 정책광고 추진계획(안)> 문서에는 추진 목적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객관적인 검증 정보와 정부 대응상황에 대한 홍보 필요"라고 돼 있다.
특히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이란 제목의 4분 25초짜리 영상은 대통령실에서 3800만 원 예산을 들여 제작했고 문체부는 광고 송출 예산만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 <한겨레> 대통령실 예산으로 직접 '일본 오염수 안전' 영상 제작)
지난 7월 11일 당시 100만 회 정도였던 해당 영상과 '김소통의 1분정책 : 후쿠시마 방류한다는데, 우리 수산물 안전할까요?'라는 제목의 1분짜리 영상 조회수는 8월 24일 현재 각각 1600만, 1000만 회로 급증했다. 반면 '좋아요'는 각각 1800여 건과 800여 건 정도에 머물고 있고, 댓글도 대부분 비판적인 내용이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은 이날 "1600만회? 무슨 프로그램 썼어요?"라며 조회수 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 우리 정부가 지난 7월부터 유튜브 광고로 내보낸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과 '김소통의 1분정책 : 후쿠시마 방류한다는데, 우리 수산물 안전할까요?' 영상 조회수가 한 달여 만인 8월 24일 현재 각각 1600만, 1000만 회로 급증했다. |
ⓒ 유튜브 |
이에 석진영 문체부 여론과장은 24일 오후 <오마이뉴스>에 "광고 때문에 영상 조회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광고를 투입하면 조회수는 당연한 산출물"이라면서 "광고 투입 비용도 중요하고 광고 콘텐츠 성격에 따라 시청자가 반응하는 게 다르다. 한국관광공사 '범 내려온다' 영상 같이 사람들이 많이 클릭하는 경우, 유명 연예인 출연으로 반응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서 제작한 한국 관광 홍보 영상 '한국의 리듬을 느껴보세요(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의 경우 이날치 밴드 '범 내려온다' 노래와 춤 인기에 힘입어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년간 9억 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2021년 10월 정청래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4편 제작비로 약 22억6400만 원을 사용했고, 유튜브 등 SNS 광고비로 2년간 101억 40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2020년 12월 이들 영상 조회수의 90% 이상이 유튜브 광고로 인한 트래픽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출처 : <중앙일보> '범 내려온다' 9억뷰 대박의 민낯…광고비 100억 넘게 썼다)
한 유튜브 마케팅 전문가는 24일 오후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유튜브 조회수를 인위적으로 늘리려면 광고를 많이 돌려서 영상을 뜨게 만드는 방법과 댓글 조작처럼 다른 곳에 부탁해서 강제로 조회수를 높이는 방법 2가지 밖에 없다"면서 "후자는 시간이 지나면 유튜브에서 허수를 제거가 가능해 광고를 많이 돌렸다고 보는 게 적합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광고 영상 조회도 일정 시간 이상 보면 조회수로 잡힌다"면서 "1600만 회는 굉장히 높은 조회수지만 광고 집행 비용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보다 유튜브 광고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 대상으로도 광고할 경우 조회수를 더 늘릴 수도 있다. 다만 문체부는 "유튜브 광고는 우리 국민 대상으로 국내에만 했고 외국에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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