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이탈 막고 머리 회전 잡아주고… 진일보하는 에어백

이용상 2023. 8. 2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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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에어백이 진화하고 있다.

미래차 시대에 맞게 에어백도 형태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요즘 출시되는 차량에 탑재된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여기에 탑승자 위치, 체격, 체중 등의 정보까지 고려한다.

현대모비스의 목적기반차량(PBV)용 '에어백 토털 패키지'는 이에 대비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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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측면 충격 등 각종 상황 고려
0.01초 단위의 정교함 탑승자 보호
2027년 7.3조원대 시장 성장 전망


자동차 에어백이 진화하고 있다. 미래차 시대에 맞게 에어백도 형태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차량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팽창 중이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는 2027년 에어백 시장이 지난해보다 약 54억4000만 달러(약 7조3000억원)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먼저 에어백을 장착하고 등장한 국산차는 1992년 출시된 현대자동차 뉴 그랜저다. 1995년 현대차는 고급차에만 탑재하던 에어백을 준중형차 아반떼에 선택사양으로 추가했다. 2000년 아반떼XD부터 모든 트림에 기본 장착하면서 에어백 대중화 시대가 열렸다.

처음엔 탑승자의 상반신이 운전대나 대시보드에 부딪히는 걸 방지하는 보조 장치에 불과했다. 에어백이 터지면서 여성이나 아이가 다치는 사례가 발생하자 팽창 압력을 30% 줄인 ‘디파워드 에어백’이 등장했다. 3세대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은 안전벨트 착용 여부, 외부 충돌 속도 등을 센서가 감지해 팽창 강도와 시점을 조절한다. 요즘 출시되는 차량에 탑재된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여기에 탑승자 위치, 체격, 체중 등의 정보까지 고려한다.

현대모비스가 201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루프 에어백’이 실내 천장에서 전개한 모습(왼쪽). 오른쪽은 ‘머리 회전 방지 에어백’이 팽창한 뒤 곧바로 보조 쿠션이 튀어나와 마네킹의 머리를 잡아주는 모습. 현대모비스 제공


최근 개발되는 에어백은 여기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2019년에 ‘루프 에어백’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000~2015년 북미에서 발생한 전복 사고 1만3700여건을 분석했더니 탑승자가 밖으로 이탈한 경우가 약 2400건이나 됐고, 이 가운데 10%는 선루프를 통해 튕겨 나갔다는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루프 에어백은 차가 뒤집어지면 0.08초 만에 선루프 전체를 덮어 탑승자의 이탈을 방지한다.

측면에서 차량에 충격이 가해지면 탑승자 머리는 0.06초 만에 꺾이거나 돌아간다. 현대모비스의 ‘머리 회전 방지 에어백’은 탑승자 머리를 잡아주는 보조 쿠션이 충돌 발생 0.05초 만에 전개하고 정확히 0.06초가 되는 시점에 압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팽창한다. ‘0.01초’도 놓치지 않는 정교한 기술력을 적용한 것이다.

에어백은 또 미래차 형태에 맞게 옷을 갈아입고 있다. 자동차가 ‘이동하는 공간’의 역할을 하는 자율주행 시대에는 탑승자들이 좌석 배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에어백의 위치도 내연기관차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현대모비스의 목적기반차량(PBV)용 ‘에어백 토털 패키지’는 이에 대비한 기술이다. 차량의 다양한 틈새 공간에 에어백을 둔 게 특징이다. 대면착좌 에어백은 차량 천장 중앙에서 터져 마주 보는 승객이 부딪치는 걸 막는다. 창문과 지붕의 연결부 4곳에 장착한 커튼 에어백은 실내 사방에서 쏟아져 내려 승객이 어디에 위치해 있든 전방위적으로 보호하고 외부 이물질의 침투를 방지한다.

전기차 시대에는 시트가 얇아질 가능성이 높다. 가벼워야 더 오래 주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 에어백보다 두께가 40% 얇은 ‘슬림 에어백’은 전기차 시트에 적합하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미국특허청(USPTO)에 탑승자의 하반신 보호를 위한 ‘T자형 하단 에어백’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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