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비상문 개방한 30대 정신감정…檢 "감형수단 될까 우려"

A씨 측 "심신미약…감형 위한 것 아냐"

대구공항에 착륙하는 항공기 출입문을 열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32)에 대해 법원이 정신감정을 하기로 했다.

24일 대구지법 형사5단독(정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법원은 심신 미약을 주장하는 A씨 측의 정신감정 의뢰 요청을 받아들였다.

검사는 "정신감정으로 범행 당시 피고인의 심신 미약을 가릴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정신감정 신청으로 재판을 지연시키거나 감형 수단으로 삼으려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범행 당일 심신 미약으로 제주 119에 신고하고 가족과 통화한 후 병원에 가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했다"며 "감형을 위해서가 아니라 피고인이 적절한 치료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고 안전한 시민으로 사회 복귀를 희망해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공항에 착륙 중인 항공기의 비상 출입문을 연 이모씨(33)가 지난 5월28일 오후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씨는 지난 5월26일 오후 12시37분쯤 제주에서 출발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가 대구공항 상공 고도 224m에서 시속 260㎞ 속도로 하강하던 중 비상 탈출구 출입문 레버를 조작해 비상구 출입문을 연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항공기 외부 비상구 탈출용 슬라이드가 떨어져 나가게 하는 등 항공기를 훼손한 혐의(재물손괴)도 받고 있다.

A씨가 난동을 부릴 당시 여객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197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초등학생 등 9명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병원에 옮겨졌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