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새 학생 절반 줄어든 직업계고…'지역기업 연계' 해법될까
직업계고 신입생 모집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직업계고 100곳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는 방안을 내놨다. 지역 산업과 연계해 취업을 보장하는 '협약형 특성화고'를 신설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24일 교육부는 ‘중등 직업교육 발전 방안’을 발표하고 우수 학교 100개교에 최대 1000억원을 지원해 직업계고의 경쟁률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2년~2022년 사이 일반고 학생 수가 29% 감소한 데 비해 특성화고는 47%가 감소했다. 학령인구의 감소 영향이 직업계고에 더 크게 나타난 것이다.
학생 수 감소로 소규모 특성화고가 많아지면서 내실있는 교육을 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역 차원의 다양한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로 가겠다”고 밝혔다.
직업계고 졸업생 10명 중 3명, 취업 후 퇴사
졸업생의 80% 이상이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에 다니고, 대부분 비정규직이라는 점도 문제다. 교육시민단체 교육의봄이 개최한 포럼에서 최서현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위원장은 “정규직으로 전환된 뒤에도 학교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점을 악용해 이유 없이 해고하거나 고졸로만 구성된 저임금 부서에 배치하는 일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장실습이 위축된 것이 낮은 취업률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 경기도교육청의 직업계고 담당자는 “과거에는 현장실습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로 취업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사고가 이어지면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학생과 교육기관도 현장실습을 꺼리게 됐다”고 말했다. 때문에 안전한 현장실습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기반 ‘협약형 특성화고’ 만든다
협약형 특성화고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 교육과정 운영에 자율권을 갖고, 취업 보장 혜택도 주어진다. 이 부총리는 “기업 수요에 맞추겠다”며 “(대학 계약학과처럼) 취업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2027년까지 협약형 특성화고 35개교를 지정하고, 현재 54개교인 마이스터고는 첨단 분야 중심으로 10개교 이상 추가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마이스터고에는 인공지능(AI) 기반 교육과정 고도화, 산업 맞춤 교육 등 산학협력 강화를 위해 50개교에 학교당 5억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지역 기반의 직업계고 육성 정책에 대한 우려도 있다. 소규모 사업장이 많은 지역의 경우 일자리의 질 관리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부총리는 “소수 정예로 했을 때 오히려 더 좋은 일자리가 있을 수 있다. 중앙에서 발견하지 못한 일자리 기회들을 협약형 특성화고가 잡아낼 수 있다”며 “(일자리의) 질적 수준을 보장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기준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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